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야기한 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고강도 개혁 속도전을 예고했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개표소 봉쇄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 의원 일부는 재선거를 요구하며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국정조사요구서를 8일 국회에 제출하고,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위한 국민의힘과의 협상에도 바로 착수하겠다”며 “국조 개시 절차를 위해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조속한 본회의 개최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내에는 선거제도 개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선관위 관련 법률을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개헌도 검토하는 등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특검 도입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송파에서 시위가 확산하자 진상 규명과 제도 개혁을 두 축으로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의원은 재선거 필요성을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재선거와 사전투표 폐지 등을 주장하며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박선원·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투표용지 문제가 발생한 지역에선 재선거를 시행하자는 의견을 각각 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는 선관위 문제를 정쟁화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SNS에 “정쟁적 소모전 말고 즉각 진상 규명과 처벌을 통해 국회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착수하자”고 썼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오로지 ‘기승전 대통령 탓’만 하고 있어 문제의 본질을 부풀리고 현실을 보지 않는 막무가내”라며 “(장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사면초가 상황에 있다 보니 과격한 말을 쓰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장 대표 등과 함께 ‘부정선거론’에 휩쓸릴 수 있다는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의원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 김미애 의원은 장 대표 등의 집회 참여에 대해 “지도부가 왜 나서나. 선동, 정쟁 프레임에 갇힌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비폭력 저항운동이 폄훼당하지 않도록 신중하길 요청드린다”고 지적했다.

이현일/이슬기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