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악 선관위원장 결국 사의…"용지 부족 투표소 전국 50곳"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사진)이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5일 사의를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겪은 투표소가 총 50곳이라고 발표했다. 당초 알려진 17곳의 세 배에 달하는 규모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허철훈 선관위 사무총장과 함께 저 역시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를 신속하게 설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앙선관위는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된 투표소가 서울 35곳, 부산 8곳, 대구 7곳 등 67곳이라고 밝혔다. 이 중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서울 송파구 14곳을 포함해 총 50곳으로 확인됐다. 당초 수도권에서 17곳으로 추산된 것보다 대폭 늘어난 규모다. 투표가 중지됐다가 재개된 곳은 22곳으로 파악됐다. 서울 19곳, 인천 3곳이다.

윤재수 중앙선관위 선거정책실장은 “최근 선거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용지가 과다하게 남는 경향이 있어 감축 인쇄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대선과 총선은 선거인 수의 60%, 지방선거는 50%를 하한으로 투표용지를 축소하는 지침을 마련했다고 했다. 윤 실장은 “선거인 수의 100%를 인쇄할 필요는 없지만 용지 이송 절차가 미흡했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6·3 지방선거 당일 이 같은 용지 부족 사태가 전국에서 발생한 가운데 이날 경찰은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 기동대를 투입했다. 지난 3일 일부 시민이 선거 관리 부실을 이유로 투표함 반출을 막은 것에 따른 조치다. 개표가 지연된 송파구 투표함 2000명분의 표가 뒤늦게 합산되면서 이날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의석 한 자리가 이동해 더불어민주당 7석, 국민의힘 8석 구도로 변경됐다.

선관위 책임론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선관위는 2020년 총선에서 투표용지에 QR코드를 인쇄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직면했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에선 기표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지 않고 바구니와 쇼핑백에 담아 ‘소쿠리 투표’ 비판을 받았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