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고 투기꾼 취급"…내집마련 꿈꾼 2030도 與에 등돌려
서울 427개 동 표심 분석
청년 비중 높은 10곳 중 7곳 오세훈 지지
區 진보여도 청년 많은 동네는 '보수'
신촌·낙성대 등 정치 디커플링 뚜렷
성북·중랑 전월세 70% 줄어 임대난
청년 비중 높은 10곳 중 7곳 오세훈 지지
區 진보여도 청년 많은 동네는 '보수'
신촌·낙성대 등 정치 디커플링 뚜렷
성북·중랑 전월세 70% 줄어 임대난
◇진보 성향 지역도 동별 ‘온도 차’
2030 비율이 69.5%로 높은 광진구 화양동은 오 후보가 53.8% 득표해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7.7%포인트 앞섰다. 건국대를 중심으로 학생과 직장인 1인 가구, 신혼부부가 많이 사는 곳이다. 최근 1년 새 전셋값 상승률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세 번째(9.49%)로 높았다.
청년 밀집도가 높을수록 보수적인 정치 성향이 두드러졌다. 2030 비율이 68.4%인 서대문구 신촌동은 국민의힘이 12.5%포인트 차로 우위를 보였다. 같은 구 내 홍은·홍제·북가좌동에서 민주당 후보가 앞선 것과 대비된다. 이들 지역의 2030 청년 비중은 20%대 수준이다. 진보 성향이 강한 자치구에서도 일부 지역은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관악구 전체로는 민주당 지지율이 7.4%포인트 높았지만, 2030 비중이 58%인 낙성대동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 높았다. 신촌동, 사근동, 회기동, 안암동 등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20대 남성의 75.3%, 30대 남성의 61.8%, 30대 여성의 53.6%가 오 후보를 지지했다. 2020년대 들어 젊은 남성의 보수화가 두드러진 데 이어 30대 여성층에서도 표심 이동이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자산 형성 욕구가 ‘보수화’ 자극
현 정부 1년간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매매가와 전·월세 가격이 동반 상승한 것이다. 통상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는 시차를 두고 영향을 주고받지만, 실거주 의무 강화 정책 등이 맞물려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물건이 오히려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아파트 공급 부족과 빌라 기피 현상까지 겹쳤다. 청년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외곽 중저가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에서 전세가가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성북구(5.97%)와 노원구(5.46%)로 조사됐다. 전세가 상승률 상위 10개 지역 중 절반이 이른바 ‘노·도·강’ 등 외곽 지역이다. 전·월세 물량 감소도 문제다. 최근 1년간 서울에서 전·월세 물량이 많이 줄어든 곳은 성북구(-73.2%), 중랑구(-72.1%), 구로구(-68.7%), 관악구(-64.5%), 노원구(-64.3%), 도봉구(-61.7%) 등이다. 상위 10곳 중 9곳이 외곽 지역이었다. 매매시장에서는 한강 벨트 등에 비해 소외됐지만 임대차 시장 불안은 더 크게 겪고 있는 셈이다.
청년층의 정치 성향이 변화한 배경에는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약해지고 있다는 구조적 인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성세대는 집을 통해 자산을 축적해온 반면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마련하려는 청년층의 시도는 ‘투기’로 간주되고 있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대출 규제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청년이 원하는 것은 임대주택이 아니라 자가 보유를 통한 중산층 진입”이라며 “세 낀 매매 제한과 대출 규제는 계층 이동의 기회를 차단하는 정책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유정/최해련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