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영장 안쓰는데 관리비서 빼주세요"…입주민 갈등
헬스장·사우나 등 커뮤니티 비용 부담에 분쟁 속출
시설 고급화에 관리비도 껑충
"사용자 내야" vs "全가구 부과"
입주자대표회의서 일방적 결정
투명성 높여야 분쟁 줄어들어
시설 고급화에 관리비도 껑충
"사용자 내야" vs "全가구 부과"
입주자대표회의서 일방적 결정
투명성 높여야 분쟁 줄어들어
◇커뮤니티시설 둘러싼 갈등 빗발
관리비 증가에는 커뮤니티시설 운영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수영장, 사우나 등 다양한 시설이 확대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입주민도 비용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수영장이나 물놀이장 등은 운영비가 많이 들어 이용료만으로 유지가 어려워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충남 아산의 한 아파트는 여름철 물놀이장 운영비를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이곳은 아이를 키우는 입주민이 주로 이용하지만, 전기료와 안전요원 등 인건비는 모든 가구가 부담 중이다. 아파트 입주민 박모씨(30)는 “외부인도 마음대로 와서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비용을 사용자가 부담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에서도 수영장과 사우나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외부인이 입장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가구별 이용률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해 입주자대표회의는 수영장 무료 이용 횟수를 월 52회에서 40회로 줄였지만, 일부 입주민은 유료화를 주장하고 있다. 커뮤니티시설이 운영되기 전인 2023년 ㎡당 1884원이던 관리비는 현재 4528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올랐다.
경기 광명 철산주공13단지도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앞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수영장을 설치해 주거 만족도를 높이고, 주택 가치를 끌어올리자는 수영장 설치파와 비용 부담을 우려한 수영장 반대파가 대립하면서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며 지난 4월 투표가 진행됐고, 철산주공13단지 재건축 계획에서 수영장은 빠지게 됐다.
◇대표회의 결정에 의존하는 구조
현행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14조는 공용시설 이용료 부과 기준을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과반수 동의만 확보되면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가구에도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구조다. 관리 주체가 외부 업체에 운영을 위탁하는 경우에도 위탁 비용과 시설 운영비를 전체 가구에 부과할 수 있다.같은 법 시행령 23조에 따라 이용자에게 별도 이용료를 부과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부과 방식과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이 사실상 절대적인 기준으로 작용한다. 특정 주택형이나 연령대 중심으로 대표회의가 구성되면 이해관계가 과도하게 반영돼 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현숙 전 SH도시연구원장은 “커뮤니티시설 이용 규정은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지지만, 규정을 뒷받침하는 기준이 부족해 갈등 소지가 크다”며 “아파트 주거 문화가 발전하려면 커뮤니티시설 관련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