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던 경기 평택시 고덕동 국제신도시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평택을 선거구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고덕동 유권자들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으로 향했던 고덕동 표심이 국민의힘으로 전환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유 후보가 얻은 3만3536표 중 가장 많은 7689표(22.9%)가 고덕동에서 나왔다. 이곳에서 유 후보의 득표율은 34.3%로 집계됐다. 전체 8개 동 중 팽성읍, 오성면, 고덕면에 이어 네 번째로 높았다.

고덕 일대는 농촌 지역이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들어서면서 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 등 젊은 직장인이 대거 이주해 보수세가 옅어졌다. 지역 평균 연령은 2020년 39.1세에서 올 5월 기준 33.4세로 낮아졌다. 고덕동이 독립 행정동으로 편입된 뒤 치른 첫 선거인 2024년 총선에선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5.3%포인트 차로 눌렀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46.6%)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37.7%)보다 9%포인트가량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념보다는 재산 등 사적인 이해관계를 중시하는 ‘실리형 유권자’가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연대와 책임 의식을 강조하며 노동조합을 겨냥해 “적당한 선을 지키라”고 했다. 부동산 규제와 마찬가지로 사유재산에 대한 개입으로 받아들인 유권자들이 상당했다는 분석이다.

유 후보가 지역구를 쪼개 정밀 타격하는 권역별 주거·교통 개발 공약을 촘촘하게 제시한 것도 청년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다.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의 등장이 변수가 됐다. 이른바 ‘조국 사태’에 민감한 2030세대 사이에서 조 후보의 출마 자체가 진보 진영 이탈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해련/임근호/이에스더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