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은 남겨달라" 절박한 호소…중도층 표심이 움직였다
오세훈, 13시간 만의 극적인 뒤집기…사상 첫 5선 성공
출구조사에선 5.4%P 뒤졌지만
당일 투표함 열리며 '골든 크로스'
국정 안정론보다 견제론 힘 실려
吳, 당 지도부와 거리두기도 주효
출구조사에선 5.4%P 뒤졌지만
당일 투표함 열리며 '골든 크로스'
국정 안정론보다 견제론 힘 실려
吳, 당 지도부와 거리두기도 주효
◇ 여론조사·출구조사 전부 틀려
극적으로 5선에 성공한 오 시장은 야권 대권주자 입지를 다지게 됐다. 그는 오전 10시께 관철동 개표상황실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는 평범하고 성실한 시민의 승리”라며 “시민 여러분이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대원칙을 확고하게 세워줬다”고 강조한 뒤 서울시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향후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도 적극 참석하겠다”고 했다.그는 2010년에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0.6%포인트 차의 극적 승리를 경험했다. 당시 서울 25개 구 중 17곳에서 열세로 밤 12시까지 패배가 유력했지만 다음 날 새벽 강남 3구에서 몰표가 쏟아지며 오전 4시께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는 더 극적이었다. 전날 야당 지도부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송파 투표소 등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이유로 개표 중단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 3일 오후 10시 개표율 5.57% 기준 득표율은 정 후보 65.73%, 오 후보 31.88%로 3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다.
선거 기간 민주당은 정 후보가 정부와 긴밀한 협조로 시정을 잘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서대문 고가 붕괴사고 등 서울시 안전사고에 대해 오 후보의 책임을 지적하며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정부·여당의 후광을 받은 정 후보는 선거전 내내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오 후보에 비해 우세한 지지율을 나타냈다.
◇ 침묵한 보수, 투표 당일 결집
오 후보가 역전에 성공한 데는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대출 제한 등으로 인한 불만과 1주택자 양도세 감면 폐지, 부동산 보유세 인상 움직임 등에 따른 세 부담 증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정부가 사법체계를 장악해 삼권 분립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부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견제할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와 거리를 둔 것은 중도층을 붙잡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 후보는 선거 기간 지도부와 합동 유세를 피하고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중도층에 호감을 살 인사들과 함께했다.
개표 막판에 가서야 득표율이 반전된 것은 선거 당일 본투표에 나선 국민의힘 지지 유권자가 많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천 관악 강서 등 민주당 우세 지역도 당일 투표에선 대부분 국민의힘이 이겼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며 여당 지지자가 큰 목소리를 냈을 때, 보수 유권자는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 응하지 않고 숨죽이고 있다가 조용히 결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