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5월 말부터 인천국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돼 입국할 때도 면세점에서 쇼핑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상품 구매력을 갖춘 대기업의 입찰 참여가 제한된 데다, 1인당 휴대품 면세 한도가 현행 600달러로 유지돼 입국장 면세점이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입국장 면세점' 내년 5~6월께 문연다… 1인당 600弗 한도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혁신성장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우선 연말까지 관세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한 뒤 내년 3~5월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어 5월 말∼6월 초부터 인천공항에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해 6개월간 시범 운영한다. 이후 김포공항 대구공항 등 국제선이 취항하는 전국 주요 공항에도 입국장 면세점을 확대할 예정이다.

면세 한도는 지금처럼 1인당 600달러다. 출국장과 입국장 쇼핑액을 모두 포함해서다. 내수시장 교란 등을 고려해 담배는 판매하지 않는다. 향수 등 마약 탐지견의 후각 능력을 저하할 우려가 있는 품목은 밀봉해 판매한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특허권은 중소·중견기업에 주기로 했다. 매장 면적의 2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 제품으로 구성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동안 기재부는 입국 여행자에 대한 세관과 검역통제 기능 약화 등을 우려해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미온적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여행 300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서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며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지시하자 입장을 바꿨다.

'입국장 면세점' 내년 5~6월께 문연다… 1인당 600弗 한도
면세점업계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소 면세점업체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좀 더 편리하게 면세품을 살 수 있어 여행객에게 이익이 될 뿐 아니라 국내 중소 면세점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입찰이 제한된 대기업들은 면세 한도가 증액되지 않았고, 정작 여행객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품 인도장의 확대 여부는 이번 방안에서 제외된 점을 아쉬워했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도 좋지만 면세 한도 증액이 안 된 점이 아쉽다”며 “비좁은 인도장 문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면세 한도가 상향 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여행객들이 과연 얼마나 입국장에서 쇼핑을 늘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류시훈/임도원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