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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도원
    임도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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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끝나지 않은 무안공항 참사

    2002년 공군 전투비행단에서 군복무를 하던 때의 일이다. 부대 특성상 비행 안전 문제는 항상 이슈였다. 어느 날 한 부사관이 기지 시설과 관련한 개선점을 본부에 건의했다. 그는 활주로 종단에서 약 100m 떨어진 안전구역에 설치된 20~30㎝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문제 삼았다. 전투기나 민항기가 착륙하면서 자칫 활주로를 이탈하면 충돌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었다. 해당 사안에 대해 어떤 논의와 의사결정이 이뤄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다만 항공기가 착륙할 때 매우 세세한 부분까지 안전에 위협이 될 만한 요소를 따져야 한다는 교훈은 확실히 얻었다.22년간 방치된 위험시설감사원은 지난 10일 ‘항공안전 취약 분야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전남 무안공항에서 일어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규명하는 내용이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 로컬라이저가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운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무안뿐만이 아니었다. 제주 김해 김포 등 총 8개 공항의 14개 로컬라이저가 부러지기 어려운 콘크리트 둔덕이나 기초구조물에 돌출 형태로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은 둔덕 높이가 2.4m, 제주공항은 5.1m에 달했다. 인천국제공항(4㎝)과 비교하면 60~127배 높았다. 이런 시설들이 최장 22년간 운영됐다.시공업체는 물론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모두 무안공항 사고의 ‘공범’이었다. 무안공항은 사업 초기부터 경제성 부족 문제로 공사비 절감이 이슈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공항 활주로에 경사를 두도록 했다. 평평하게 하는 공사를 줄여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보니 로컬라이저에 둔덕이 필요

    2026.03.19 17:29
  • [에디터 레터]한국은행이 K바이오를 걱정하는 이유

    한국은행은 2022년 이창용총재 취임 이후 ‘오지라퍼’로 떠올랐습니다. 고유 영역인 통화정책이나 거시경제를 넘어 교육, 이민, 균형발전, 노동, 부동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구조개혁을 위한 경제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는 옹호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은이 이번에는 바이오산업까지 다뤘습니다. 지난 2월 9일 ‘첨단 바이오헬스산업 육성’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바이오헬스산업을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국이 혁신생태계가 미흡해 혁신신약과 첨단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선도국에 크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AI로 기존 혁신생태계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문제는 AI에 활용할 바이오 데이터 활용이 저조하다는 점입니다. 한은은 그래서 ‘국가 승인형 바이오 데이터 개방 체계’ 구축을 제언했습니다. 정부가 공익성 요건을 충족한 연구에 한해 바이오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고, 승인된 연구에 대해 사전 동의 면제 등 규제를 완화하고 데이터 유통을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한국은 AI 신약개발에 뒤처져 있습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AI 신약개발 분야 기술경쟁력 및 정부 R&D 투자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5∼2024년 AI 신약개발과 관련한 논문 건수가 총 1016건으로 세계 9위에 머물렀습니다. 미국(9094건), 중국(5211건)은 물론 인도(2203건), 이탈리아(1130건)에도 뒤졌습니다. 생명공학연

    2026.03.04 08:20
  • [데스크 칼럼] AI 신약 개발에 뒤처진 한국

    이재명 정부는 최우선으로 육성해야 할 첨단산업으로 인공지능(AI)과 바이오를 꼽고 있다. 2030년까지 AI 분야에서는 글로벌 3대 강국으로, 바이오에서는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나온 게 ‘AI 바이오 국가전략’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바이오는 AI 활용으로 가장 큰 혁신이 촉진되는 분야”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AI로 바이오 연구개발(R&D) 대전환을 이뤄 ‘AI 바이오 글로벌 허브 국가’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돌입사람의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뤄져 있다. 약물을 만들기 위한 화합물 조합의 가짓수는 10의 60제곱 개 이상이다. AI는 이렇게 방대한 바이오·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데 최적화돼 있다. 사람의 인지 능력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생명 현상을 파악하고, 패턴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시장 분석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은 2023년 약 2조1900억원에서 2030년 13조44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세계가 AI 바이오 기술 패권 경쟁에 들어간 배경이다.중국은 지난해 4월 발표한 ‘제약산업의 디지털 및 지능형 전환 실행 5개년 계획’에서 AI와 제약 R&D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은 같은 해 11월 국가 차원의 AI 기반 과학 혁신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을 공식 출범하면서 생명공학을 6대 우선 영역에 포함했다. 영국도 같은 달 발표한 ‘과학을 위한 AI’에서 ‘신약 개발 가속화’를 첫 번째 과제로 선정했다.한국은 AI 바이오 분야에서 유독 뒤처져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지난해 공개한 ‘AI 신약 개발 분야 기

    2026.02.22 17:18
  • [Editor's letter]AI 혁명이 불러올 K바이오의 미래

    ‘느린 신약개발은 죽었습니다. 미래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2월 25~27일 제주도에서 열릴 한경바이오인사이트포럼에서 ‘에이전틱 인공지능(AI)의 정밀의료와 신약개발에서의 활용’을 주제로 발표하는 아이젠사이언스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내건 문구입니다. ‘AI 혁명’은 이번 포럼을 뜨겁게 달굴 전망입니다. 아이젠사이언스를 비롯해 갤럭스, 에비드넷, 온코크로스와 미국 템퍼스AI 등 국내외 9개 기업이 AI 신약개발과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 피지컬 AI 플랫폼 등에 대해 주제 발표를 합니다.아이젠사이언스는 의생명 AI 국제경연대회에서 7회 우승한 강재우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가 설립한 바이오벤처입니다. AI를 이용해 폐암, 대장암, 췌장암 등 16종의 항암 신약 물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갤럭스는 인공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항체를 만드는 ‘드노보(de novo) 항체 설계’의 결합 성공률을 세계 최고 수준(31.5%)까지 높였습니다. 지난해 포럼에서는 구글보다 앞서 AI로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낸 성과를 공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에비드넷은 의료 분산데이터 플랫폼의 국내 선두 주자입니다. 60여 개 병원과 연계해 의료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신약개발의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있습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6개월 내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합니다. 갤럭스는 단 하루 만에 원하는 성질을 가지는 항체를 디자인합니다. 올해 제약·바이오업계 신년사에서도 핵심 키워드는 ‘AI 전환(AX)’이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개발부터 판매까지 사업 전반에 AI 플랫폼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동훈 SK바

    2026.02.03 08:22
  • [데스크 칼럼] 복제약을 위한 변명

    복제약이라는 말의 어감은 좋지 않다. 통상 복제는 짝퉁, 모방, 베끼기 등을 연상시킨다. 복제약의 공식 명칭은 제네릭이다.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약과 동일한 유효성분과 제형·함량으로 만들어 동일한 효과를 확인한 의약품을 말한다. ‘생물학적 동등성시험’ 등 엄격한 연구개발(R&D)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단순 복제와는 거리가 멀다고 제약업계는 설명한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복제약 대신 ‘후발의약품’이란 표현을 쓴다.정부는 2022년 보건복지 분야 전문용어를 보다 쉽게 만들겠다며 제네릭 명칭을 복제약으로 바꾸려고 했다. 제약업계는 “제네릭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질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정부는 용어 변경을 철회했다. 정부 타깃 된 제네릭제네릭은 이번 정부 들어 다시 타깃이 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의 약품비 부담을 줄이고 신약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제네릭 약가를 문제 삼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 제네릭 가격을 오리지널 의약품 최초 약가의 53.55%에서 40%대로 낮추는 내용의 ‘약가제도 개선 방안’을 내놨다.제약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달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약가 개편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고 호소했다. 협회는 개편안 시행에 따른 업계 피해 규모가 연간 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업계 종사자 12만 명 중 1만4800명이 실직하고, R&D와 설비투자 동력도 상실할 것으로 우려했다.제약업계는 이미 지난 20여 년간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로 고통받아 왔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00년 가격을 100으로 봤을 때 2025년 가공식품은 233.85, 도시가스는 229.08로 오른 반면

    2026.01.13 17:08
  • [데스크 칼럼] 의대 증원 문제, 정치는 빠져야

    이재명 정부가 의대 증원을 예고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문제작’으로 평가받은 정책을 다시 꺼내 들 태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언급하며 “의사를 늘리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도 이달 초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서 일할 의사가 필요하다”며 의대 증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복지부 산하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도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추계위는 이대로라면 2040년 기준 의사가 1만4000~1만8000명 부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정부는 연내 최종 추계를 토대로 내년 초 2027학년도 이후 의대 정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 공감대 형성된 의사 수 확대의사 수 확대 필요성에는 상당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의료 접근성 개선을 원하는 환자와 시민의 요구가 크고 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선호 현상도 여전하다. 의정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 3월 한 여론조사업체(메트릭스) 조사에서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응답은 84%에 달했다. 일반 국민 여론 차원에서는 ‘의사를 늘려야 한다’는 방향성에 큰 이견이 없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의대 증원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연간 400명의 의대 증원을 추진했다. 정부 성향과 정권을 막론하고 의사 수 확대는 반복적으로 등장해온 과제다.문제는 ‘방식’이다. 내년 발표될 의대 정원 수는 어느 수준이든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감사원이 최근 공개한 전 정부 의대 증원 감사 결과는 이런 현실을 보여준다

    2025.12.24 17:24
  • [데스크 칼럼] '노화와의 싸움'에서 뒤처진 한국

    아침에 일어나 1만 럭스(Lux) 백색광으로 일광욕을 한다. 헴철 10㎎, 철 75㎎, 비타민C 250㎎을 복용한 후 귀에 전극을 붙이고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다시 54개의 알약과 클로렐라, 크레아틴, 콜라겐 등으로 구성된 혼합물을 먹는다. 312개의 레이저 다이오드를 방출하는 모자를 쓴 뒤 1시간 운동을 하고 나서 복부에 고주파 전자기 자극을 준다. 그리고 34개의 알약을 추가로 복용한다.미국 온라인 결제기업인 브레인트리 창업자 브라이언 존슨이 매일 아침 하는 항노화 루틴이다. 그는 젊어지기 위해 하루에 100가지 이상의 요법을 행한다. 여기에 쓰는 돈만 연간 200만달러에 달한다. 10대 아들에게 젊은 혈장을 수혈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로벌 '항노화 열풍'항노화는 21세기 바이오산업의 화두로 급부상했다. 세계가 갈수록 고령화하는 데다 웰빙 열풍으로 건강 수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중국 전승절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래 살수록 젊어지고 불멸에 이를 수 있다”는 등의 대화를 하는 장면이 포착됐을 정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8년 노화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에 질병코드(MG2A)를 부여하고 노화 관리를 인류 보건의 핵심 과제로 삼았다. 시장조사업체인 IMARC그룹에 따르면 항노화 시장은 2024년 757억달러에서 2033년 129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세계 각국은 항노화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매년 약 6조원을 항노화 연구에 쓰고 있다. 일본은 2014년 재생의료법을 제정하며 줄기세포 시술을 항노화에 적용하는 길을 열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실 주도로 설립된 비영리

    2025.10.29 17:34
  • [데스크 칼럼] 황우석 트라우마에 갇힌 한국

    경기 광교테크노밸리에는 20여 년째 놀고 있는 2만5171㎡ 규모의 공터가 있다. ‘황우석 바이오장기 연구센터’ 부지다. 경기도는 200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대와 센터 건립 협약을 맺었다. 서울대의 황우석 박사 연구진이 이곳에서 인간에게 이식 가능한 무균돼지의 장기를 생산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 센터 건립은 이듬해 말 황 박사의 ‘논문 조작’ 사건이 터지면서 백지화됐다. 해당 부지는 현재 나무와 풀만 무성히 자란 채 방치돼 있다. ‘황우석 트라우마’에 갇힌 한국 과학기술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옛이야기 된 '줄기세포 강국'한국은 한때 줄기세포 연구 강국으로 불렸다. 세계 유수 과학자들의 요구로 서울대병원에 ‘세계 줄기세포 허브’가 문을 열기도 했다. 황우석 사태가 모든 걸 바꿔놨다.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던 황 박사의 논문은 취소됐고, 허브는 문을 닫았다.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도 장기간 중단됐다.한국이 멈춰 선 사이 경쟁 국가들은 치고 나갔다.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세계 처음으로 난자 대신 체세포를 이용한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를 개발했다. 그는 이 연구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일본 정부는 2014년 재생의료법을 제정하며 제도적인 지원에 나섰다. 초기 임상시험만 마치면 줄기세포 치료제를 연구뿐만 아니라 환자 치료에도 쓸 수 있도록 허용했다.중국은 2010년 줄기세포 연구를 ‘국가중대과학연구계획’으로 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미국에서 iPS 세포 기반의 척추 재생 치료제 임상에 나서는 등 한국보다 앞선

    2025.09.16 17:39
  • 셀트리온, 베트남 의약품 시장 본격 진출

    셀트리온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의 대표 신흥 제약 시장(파머징 시장)인 베트남에 본격 진출했다.셀트리온은 베트남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사진)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의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각각 올해 6월, 8월 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회사는 2024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후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베트남 법인은 현지 최대 규모의 군 병원과 계약을 맺고 1년간 램시마를 공급하게 됐다. 허쥬마 역시 출시 직후 베트남 중남부 지역 의료기관 입찰에 낙찰돼 2년간 공급된다. 베트남 법인은 하반기에도 현지 주요 병원에서 예정된 트라스투주맙 성분 제품의 입찰에 참가한다.베트남은 병원 입찰 및 영업 중심의 유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셀트리온 베트남 법인은 현지 제약 시장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시장 조기 안착에 성공했다. 특히 베트남 전역의 병원 및 의료기관 등에 제품 경쟁력, 직판 역량, 공급 안정성 등을 내세워 입찰 시장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국내 선진 의료 환경과 기술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한다.베트남 제약 시장은 2023년 기준 1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7% 이상 성장하며 주요 파머징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베트남 외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 다른 아세안 주요국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램시마는 말레이시아에서 70%가 넘는 점유율로 인플릭시맙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싱가포르에서는 램시마SC

    2025.08.31 17:14
  • 미국 공략 속도내는 루닛…창업자 거주지까지 바꿨다

    국내 대표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을 설립한 백승욱 이사회 의장(사진)이 미국에 새로 거주지를 마련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백 의장은 7월 초 미국 실리콘밸리 중심지 격인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로 이전했다. 백 의장은 O1비자(과학, 예술, 교육, 영화 등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유한 자들에게 주는 비자)를 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장의 미국행은 회사의 글로벌 전략과 긴밀히 맞닿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루닛은 작년 5월 인수한 볼파라헬스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자 올해를 미국 시장 성장의 원년으로 삼았다.올해 상반기 루닛 매출은 370억77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이 중 해외 매출이 341억1500만원으로 92%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 내 판매 본격화가 상반기 실적을 견인한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유방암 검진용 통합 AI 솔루션 ‘세컨드리드AI’를 현지에 출시한 이후 유료 전환율을 높이며 매출을 끌어올렸다.백 의장의 미국행은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이사회 재편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영향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루닛 이사회 멤버로 초청할 계획이다. 향후 루닛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개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맥과 전문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오현아 기자

    2025.08.31 17:13
  • [데스크 칼럼] 우물쭈물하다 K바이오 뒤처진다

    문재인 정부 때의 일이다. 2019년 2월 청와대에서 혁신벤처기업인 간담회가 열렸다. 문 대통령 초청으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1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벤처 신화’의 주역인 이들 기업인은 문 대통령 앞에서 산업계의 온갖 건의 사항을 쏟아냈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던 서 회장은 바이오산업 지원과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작심한 듯 이렇게 말했다. “지금 우물쭈물할 때가 아닙니다.” 문 대통령은 당황한 표정이었고, 배석한 참모와 관료들의 얼굴은 얼어붙었다.허언 된 文 정부 '바이오 육성'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내 ‘혁신성장’을 주요 경제정책으로 내걸었다. 그러면서 바이오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제약·의료기기를 ‘제2의 반도체’로 키워 2030년까지 5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2018년에는 혁신성장 8대 선도산업에 기존 인공지능(AI)까지 제외해가며 바이오헬스를 새로 넣었다. 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직접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배아 줄기세포 연구, 유전자 치료, 체외 진단기기 등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고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실제로 달라진 건 거의 없었다. 유전자 치료와 배아 줄기세포 연구 규제 완화는 시민단체, 종교계 등에서 제기한 생명윤리 논란에 좌초됐고, 연구중심병원 기술지주자회사도 의료 민영화 논란에 막혔다. 체외 진단기기의 경우 시장 진입기간 단축이 당초 약속한 평균 90일에서 140일로 후퇴했다. “우물쭈물할 때가 아니다”는 바이오업계의 하소연은 울림 없는 메아리가

    2025.08.12 17:27
  • [데스크 칼럼] K뷰티서 배우는 바이오 육성책

    국내에 화장품법이 도입된 건 불과 25년 전이다. 이전에 화장품산업은 줄곧 1953년 제정된 약사법 적용 대상이었다. 의약품 수준의 까다로운 규제를 받았다. 화장품을 제조 및 수입할 때 종·품목별로 식품의약품안전처(당시 식약청) 허가를 일일이 얻어야 했다. 2000년 약사법에서 분리된 법체계를 갖추면서 국내 화장품산업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기업 자율에 맡긴 화장품 산업2000년 시행된 화장품법의 핵심은 ‘규제 완화’와 ‘자율 책임’이었다. 화장품 제조업 허가제가 신고제로 바뀌고, 종·품목별 허가제는 폐지됐다. 기업들은 식약처장이 정하는 범위 내의 원료를 사용해 자율적으로 화장품을 제조·수입할 수 있게 됐다. 2008년 아모레퍼시픽이 세계 처음으로 쿠션팩트를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화장품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2012년 화장품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또 한 번 규제가 크게 완화됐다. 식약처가 허가하는 원료만 사용할 수 있던 포지티브 규제에서 금지하는 원료만 빼고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네거티브 규제로 바뀌었다. 이 시기에 미샤, 네이처리퍼블릭 등 브랜드숍이 등장하며 화장품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국내 화장품산업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2012년 첫 무역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속적으로 흑자폭을 키웠다. 식약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55억달러(약 7조5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독일을 제치고 프랑스, 미국에 이어 수출액 세계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미국을 넘어서며 2위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뷰티’는 이제 글로벌 유행어가 됐다. 식약처는 “합리적인 규제 개선이

    2025.07.06 17:46
  •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 위궤양 치료제로도 승인

    국산 37호 신약 ‘자큐보정’(성분명 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이 위식도역류질환에 이어 위궤양 치료에도 사용된다.온코닉테라퓨틱스는 17일 자큐보정이 이 같은 내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적응증을 추가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자큐보정은 ‘3세대 위장약’으로 불리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다. 국내에 출시된 P-CAB 제제 중 위궤양 치료 적응증을 획득한 의약품은 HK이노엔의 ‘케이캡’에 이어 자큐보정이 두 번째다. 자큐보정은 지난해 4월 신약 허가를 받아 같은 해 10월 국내 시장에 출시된 후 8개월 만에 두 번째 허가 적응증을 확보하게 됐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자큐보정은 지난해 4분기 33억원, 올해 1분기 67억원 규모로 처방돼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처방 100억원을 달성했다.이영애 기자

    2025.06.17 17:27
  • [데스크 칼럼] 모든 개혁이 막히는 K의료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모두 경의를 표한 의사가 있다. 지난 3월 한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으로 유명해진 최현욱 우리연합의원 원장(39)이다. 최 원장은 강원 인제군 기린면에서 유일하게 개업의로 활동하고 있는 의사다. 혼자서 하루 평균 100명 이상의 환자를 본다고 한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동네 사람들이 내가 서울 여자를 만나 떠날까 봐 걱정한다”며 “제가 없으면 안 돼서 떠나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이 나온 직후 이 후보는 SNS를 통해 “헌신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고, 이 총재는 지역균형발전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깊은 존경심을 느꼈다”고 했다. 황폐화한 지방 의료최 원장의 사례는 지방 의료의 처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기린면에는 지난해 기준으로 5138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국내 인구 1000명당 평균적으로 의사 2.7명이 있다는 통계청 집계를 감안하면 다른 지역 대비 의사가 12~13명 적은 셈이다. 인제군에 있는 병원과 의원은 우리연합의원을 포함해 모두 여섯 곳에 불과하다. 남·상남·서화면 등 세 개 면에는 아예 병의원이 없다.지방에서 의사 구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강원 속초의료원은 올해 들어 전문의 다섯 명 중 두 명이 사직하면서 응급실 운영에 파행을 겪었다. 4억원대 연봉을 제시하고도 수개월간 충원에 실패하다 이달 들어 전문의 한 명을 채우는 데 그쳤다. 경북 상주적십자병원은 지난해 8월 담당 의사의 사직으로 이비인후과 진료를 중단했다. 후임자 채용에 어려움을 겪으며 아직까지 진료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농어촌 의료취약지의 보루 역할을 하던 공중보건의도 찾아보기 힘

    2025.06.01 17:52
  • [데스크 칼럼] 병원이 영리 추구를 안 한다는 착각

    윤석열 정부의 의료개혁 과정에서 새삼 확인된 사실이 있다. 병원과 의사들이 영리 활동에 ‘진심’이라는 것이다. 사직 전공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들이 1·2차 병원에 재취업한 뒤 소위 ‘돈 되는’ 비급여 진료 비용은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중소 병·의원을 통한 실손의료보험금 지급액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넘었다. 지급액 증가분 7822억원 중 비급여가 4539억원에 달했다. 이익 추구를 위해 도수 치료, 비타민 주사 등을 경쟁적으로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국민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0년 연구보고서에서 “병원들의 영리 추구 행위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영리병원을 금지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진단했다. 번번이 좌초한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은 영리법인이 세운 병원을 말한다. 현행 의료법상 병원은 의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법인만 개설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 병원이 영리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병원의 91.5%가 수익을 의사 개인이 챙겨가는 의원급이다. 대학병원도 장례식장, 푸드코트 등 부대사업을 확대해가며 수익 창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투자자를 모집해 수익을 배당하지 못할 뿐, 영리 활동을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이런 점에서 영리병원은 정확히는 ‘투자개방형 병원’이라고 표현해야 한다. 투자개방형 병원 도입은 해묵은 과제다. 김대중 정부는 경제자유구역에서 외국인 전용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이후 2005년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미국

    2025.04.23 17:46
  • [데스크 칼럼] '정치 바이오'는 안 된다

    한국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나오는 공염불이 있다. ‘바이오산업 육성’이다. 문재인 정부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며 국가 비전까지 선포했다. 2030년까지 제약·의료기기 세계시장 점유율을 1.8%에서 6%로 높이고, 500억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금이 바이오·헬스 세계시장에서 앞서갈 최적의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작 현장에서 벌어진 일들은 요란했던 구호와는 많이 달랐다. 업계 들쑤신 삼성·인보사 수사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2018년 12월 회계 부정 혐의를 들여다보겠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공인회계사회도 적정한 것으로 판단한 회계 처리를 문재인 정부의 우군인 참여연대가 문제 삼아 이슈화한 결과였다. 해외시장에서 ‘K바이오’ 대표주자이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 이미지는 고꾸라질 수밖에 없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의 반대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에 대한 기소를 강행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선 “국민의 승리”라는 논평까지 내놨다. 재판 결과는 검찰과 참여연대, 민주당의 완패였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이 회장 등 사건 관련자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인보사 사태’도 비슷한 사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9년 5월 허위 자료 제출을 이유로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제품 허가를 취소하고, 회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인보사 허가가 나왔다며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후 약사법 위반

    2025.03.18 17:33
  • [데스크 칼럼] 사람 살리는 의사에 목마른 사회

    백강혁 한국대학병원 교수가 국민을 열광시키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24일 공개되자마자 한국 넷플릭스 시리즈물 1위를 차지했다. 멕시코 대만 홍콩 등 18개국에서도 1위(비영어 부문)에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도 화제다.이 작품은 지난해 2월 시작된 의정 갈등 사태 이후 나온 첫 의학 드라마다. 한동안 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의학 드라마 신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의료 현장을 떠난 의사에 대한 국민적 반감 때문이었다. 중증외상센터 흥행은 그래서 더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신드롬드라마 속 주인공인 백 교수는 ‘무조건 사람부터 살려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중증외상 전문의다. 후배 의사에게 “환자만 생각해, 환자만”이라고 강조하고, 사고 현장의 환자를 구하러 가는데 머뭇거릴 때면 “(환자가) 네 가족이라도 이렇게 할 거야?”라고 일갈한다. 근무 오프가 10분 남았다고 수술실 콜을 안 받는 마취 의사를 향해선 “이런 쓰레기는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드라마의 흥행은 ‘사람 살리는 의사’에 대한 존경에 목말라 있는 국민 정서를 보여준다. 의사는 예나 지금이나 선망받는 직업이고 아마 앞으로도 쭉 그럴 것이다.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것만큼이나 고결한 소명을 찾기는 쉽지 않다.전공의 이탈 사태는 이런 의사를 향한 존경심을 훼손시켰다. 물론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국민도 있다. 의사들이 제기하는 의료수가 등 문제에 공감하는 이도 많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환자 곁을 떠난 의사들을 향한 시선은 차갑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전국 211개 수련병원

    2025.02.11 17:32
  • [데스크 칼럼] 장례식이 끝나고 난 후

    정적이던 제럴드 포드 전 미국 대통령의 아들이 추모사를 낭독했다. 지난 대선에서 서로를 비방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란히 앉아 웃으며 대화했다. 지난 9일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엄수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 모습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생존해 있는 전·현직 대통령 다섯 명이 당파를 막론하고 모두 모여 카터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죽은 카터가 정치 화합을 이뤄냈다”(뉴욕타임스)는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보도가 당시 상황을 모두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이번 장례식은 한편으로 미국 정치의 분열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대립 구도 부각된 장례식오바마 전 대통령 외에 다른 전·현직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인 바이든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물론 같은 공화당 소속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당선인과 말 한마디 섞지 않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할 계획이 없다며 트럼프와 거리를 뒀다. 트럼프 1기 집권 시절에는 그의 보호무역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트럼프 당선인이 행사장에 들어설 때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했지만 펜스의 부인은 그대로 앉아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펜스는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라섰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불참했다. 예정대로라면 트럼프의 옆자리에 앉아야 했다. 트럼프는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유세에 나선 오바마 여사를 향해 “못됐다. 큰

    2025.01.14 17:36
  • [데스크 칼럼] 정쟁에 휘말린 마약과의 전쟁

    미국에서 처음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대통령은 리처드 닉슨이었다. 그는 1971년 6월 기자회견에서 약물 남용을 ‘공공의 적 1호’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마약 밀수통로인 남부 국경을 봉쇄해 멕시코인들의 이주를 제한했고, 멕시코에서 현지 군과 공조해 마약 재배지 초토화 작전을 펼쳤다.마약과의 전쟁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기에 절정에 달했다. 중남미 마약 생산 국가에서 각종 군사작전에 나섰고, 마약 소지와 판매에 대해 엄격한 최소형량 규정을 도입했다. 낸시 레이건 여사가 주도한 마약 퇴치 캠페인 ‘아니라고 말하라(Just say no)’는 1980년대를 상징하는 캐치프레이즈가 됐다. 펜타닐에 죽어나는 미국인들마약과의 전쟁은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과 함께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약 10년 전부터 중국발(發) 국제우편 등으로 미국에 유입된 합성마약 펜타닐이 사회문제를 넘어 국가안보 위협 요인으로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펜타닐은 헤로인보다 50배 강력하면서도 재료비가 싸고 크기가 작아 마약시장을 빠르게 재편했다. 2022년에만 11만 명이 펜타닐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49세 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다. ‘좀비 마약’으로도 불리는 펜타닐에 중독되면 근육이 시체처럼 강직되고, 호흡 저하로 인해 저산소증이 누적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줄곧 마약 문제를 부각했다. “바이든의 실패로 국경이 27t의 펜타닐 월경이 발생한 범죄 현장이 됐다”는 등의 발언으로 현 정부를 직격했다. 당선 직후엔 중국이 생산하는 펜타닐이 멕시코와 캐나다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넘어온다

    2024.12.15 17:21
  • [데스크 칼럼] 전쟁을 끝낼 '거래의 기술'

    1988년 한국경제신문에 ‘아메리카의 꿈, 재계의 새 우상’이라는 한 인물의 저서가 광고로 소개됐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거래의 기술>이었다. 이 광고에서 ‘미국의 대통령감으로 지목받는다’고 언급된 트럼프는 결국 2016년 45대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고, 올해 47대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트럼프는 이 책에서 거래를 ‘일종의 예술’로 정의내린다. 거래를 통해서 인생의 재미를 느끼고, 거래 자체를 위해서 거래한다는 게 그의 가치관이다. 수많은 거래 속에서 얻은 삶의 철학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어설픈 성공보다는 빠른 실패가 낫다.” 우크라전 종전 논의 시동트럼프가 내년 1월 취임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거래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7일 트럼프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서 확전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지만 외교가는 WP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크렘린궁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일종의 정설이기 때문이다.트럼프는 선거 기간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내년이면 벌써 3년째에 접어든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양측은 막대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9월 서방 정보기관 등을 인용해 우크라이

    2024.11.13 17:51
  • [데스크 칼럼] 내전 우려까지 나오는 미국 대선

    미국 대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 열기가 뜨겁다 못해 사상 초유의 정치적 분열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두 번이나 암살 위기를 맞았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 운동 사무실이 총격을 받았다. 선거 결과는 그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들다. 주요 경합주에서는 수백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어느 진영이든 패배할 경우 순순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이미 트럼프는 “내가 지면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도둑질 막아라"트럼프의 발언은 단순히 엄포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이미 미국 사회는 2021년 1·6 의사당 폭동 사태를 겪었다. 각종 사법 리스크에 처한 트럼프는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감옥에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승리가 절박하다. 유세장에서 수시로 ‘도둑질을 막아라(Stop the steal)’라는 구호를 외친다. 자신이 패배하면 부정 투표 때문일 것이라는 암시다. 미국 공영 방송사 NPR과 PBS가 9월 27일~10월 1일 성인 유권자 1628명을 상대로 대선 여론조사를 한 결과 공화당원 유권자의 86%가 부정 투표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민주당원 유권자가 같은 답변을 한 비율은 33%에 그쳤지만 이쪽 진영도 과열 양상인 건 마찬가지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트럼프를 과녁 중앙에 놓아야 할 때”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각종 음모론도 확산하고 있다.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은 백악관이 지난달 상륙한 허리케인 헐린의 경로를 인위적으로 바꿔 민주당 우세지역을 피해 가게 했다는 루머와 관련해 “그들은 날씨를

    2024.10.13 18:03
  • 괴담·극단주의 끊어내자…'월클 시민'이 인류 공동가치 지킨다

    오늘날 세계는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돼 있다. 한국의 세종시만 한 면적의 가자지구 전쟁에 1만여㎞ 떨어진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고, 섬나라 일본의 중앙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한 힌트를 던질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아프리카 한 국가의 가뭄에 점심시간에 마시는 커피 가격이 오른다. 북핵 문제,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코로나19, 지구 온난화 등 국제사회가 다 함께 팔을 걷어붙여야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5000만 국민, 750만 재외동포뿐만 아니라 80억 세계시민을 향해 취임사를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부끄러운 시민의식세계시민으로서 우리의 자화상은 어떤 모습일까.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매긴 2024년 ‘세계 최고의 나라’ 순위에서 한국은 시민의식 분야 42위에 그쳤다. 덴마크(1위) 네덜란드(8위) 등 유럽 국가와 미국(20위) 일본(24위)은 물론 아르헨티나(32위) 브라질(35위) 남아프리카공화국(38위) 등에도 뒤졌다.일본인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높은 질서의식으로 세계 각국에 깊은 인상을 줬다. 한국은 그 반대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았다. 불꽃축제를 보려는 운전자들로 서울 강변북로가 주차장이 되는가 하면, 핼러윈 행사의 무질서한 행렬이 안전관리 부실과 겹쳐 안타까운 이태원 참사로 이어지기도 했다.익명에 기댄 온라인상의 모습도 부끄럽다. 2022년 연세대 바른ICT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69세 인터넷 사용자 1000명 중 46.5%가 악성 댓글 피해를 직·간접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최대 3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n

    2024.09.26 17:52
  • 세계 시민 의식으로 중무장…글로벌 '매력 국가' 만들자

    외세 침탈과 동족상잔, 전후 복구와 경제 개발의 긴 터널을 지나니 선진국이었다. 대한민국호 열차는 쉴 새 없이 달려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6000달러 달성, 연간 수출액 6000억달러 돌파, 메모리 반도체 및 조선업 분야 세계 1위 등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입…. 한국 경제 60년의 성과다. 눈부신 영광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제적으로 단숨에 강대국을 따라잡으려는 욕망은 시민의식이 함께 성장할 틈을 주지 않았다. 세계 시민으로서의 한국인은 덩치만 큰 애어른 같은 모습에 머물러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등과 89개국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2024년 ‘세계 최고의 나라’ 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18위를 차지했지만 시민의식 항목에서는 42위에 그쳤다. 세부 항목 중 ‘인권 중시’는 36위였고, ‘인종 평등 의식’은 87위에 그쳤다.시민의식은 문화와 함께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다. 한국 역시 K팝, K무비, K드라마 등 문화 콘텐츠를 앞세워 국가의 매력 자본을 키워 왔다. 안타깝게도 K콘텐츠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시민의식도 선진국 위상에 걸맞지 않은 수준이다.대한민국호 열차가 소프트파워로 충전된 엔진을 장착하고 다시 질주해야 할 때다. 스스로 자유, 인권, 다양성, 배려, 관용 등 보편적 가치를 받들며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초일류 시민이 돼야 한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국적인 것이 세계인의 의식주를 지배하는 ‘한류 5.0’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글로벌 경쟁 무대에서 우리 국민이 BTS, 블랙핑크 못지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할 때다.임도원 국제부장

    2024.09.26 17:48
  • [데스크 칼럼] 우크라戰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러시아는 2022년 2월 28일 우크라이나와 휴전협상에 나섰다. 침공을 시작한 지 불과 나흘 만이었다. 러시아가 철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포기한 후 중립국으로 남는 방안이 같은 해 4월까지 긴밀히 논의됐다. 양측이 협정 초안에 합의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두 달 만에 전쟁을 끝내는 듯했던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이후 당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쟁 지속을 권유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서방 관심서 멀어져가는 우크라우크라이나 측 대러시아 협상 대표였던 다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지난해 11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의 개입을 언급했다. 존슨 당시 총리가 휴전협상 중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계속 싸우고 어떤 협정에도 서명하지 말라”고 권유했다는 것이었다. 다른 서방 국가들 역시 비슷한 입장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을 계속 때리라는 서방의 결정이 있었다”고 밝혔다.이 당시만 해도 미국과 주요 유럽 국가들의 대러 항전 의지는 굳건해 보였다. 2022년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은 같은 해 러시아 국방예산(511억달러)에 맞먹는 485억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등 가장 많은 242억달러 규모를 지원했다.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개전 이후 에너지·식량 가격 급등으로 서방 주요 국가들이 경제에 타격을 입고 지원 여력도 떨어졌다. 올해 초에는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포함된 예산안이 통과되지

    2024.09.08 17:27
  • [데스크 칼럼] 난민에 연간 4조 쓴 英 국민의 분노

    ‘우리는 극우(far right)가 아니다. 그저 우파다.’ ‘이민자 숙소에 쓸 돈으로 무주택자를 위한 집부터 지어라.’영국에서 지난주부터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서 나온 구호다. 지난달 29일 리버풀 인근 사우스포트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가짜뉴스가 퍼지면서 촉발된 이번 시위는 곳곳에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배후에 강경 우파가 있다는 설이 돌자 시위대에는 ‘극우 세력’이라는 딱지가 붙었다.허위 정보를 유포하거나 경찰에게 벽돌을 던지는 등의 폭력 시위는 규탄받아 마땅하다. 다만 이번 사태에선 ‘가짜뉴스로 인한 해프닝’이나 ‘극우 세력의 준동’ 이상의 메시지를 찾을 수 있다. 난민 수용에 하루 100억원영국은 불법 이민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BBC는 지난해 약 8만 명의 불법 이민자가 아프리카 등지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산했다. 영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난민만 12만 명 넘게 받아들였다. 난민을 호텔에 수용하는 데만 하루에 약 600만파운드(약 105억원)를 투입하고 있다. 연 4조원에 육박하는 규모다.정부 내에서도 일찌감치 ‘반(反)이민’ 목소리가 커졌다. 인도계 이민 가정 출신인 수엘라 브래버먼 전 내무장관은 재임 시절이던 지난해 10월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불법 이민자 입국을 ‘허리케인’이라고 칭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로 비판받는 것을 겁내 질서를 잡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후 보수당과 노동당은 지난달 총선을 치르며 불법 이주민뿐 아니라 합법 이주민 규모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런 와중에 터진 게 사우스

    2024.08.07 17:36
  • [데스크 칼럼] 굿 바이든으로 남기 위한 굿바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반대 진영으로부터 ‘A·B·C·D 리스크’로 공격받아 왔다. 나이(Age), 경제정책(Bidenomics), 이민정책(Crossing border), 외교정책(Diplomacy) 모두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1차 TV 대선토론에서는 B·C·D 리스크까지 갈 것도 없었다. A 리스크에서 승부가 거의 끝나 버렸다. 바이든 대통령이 골프공을 50야드까지 날릴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논쟁거리가 됐다. 토론을 주관한 CNN은 이렇게 평가했다.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지만 많은 사람이 그가 다른 선택을 하길 원하고 있다.” 토론 일정 앞당겼다가 역효과세계 최강대국의 수장이자 핵가방의 주인인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는 그 자체로 심각한 문제다. 정작 본인은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아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다.그는 이번에 굳이 TV 대선토론 일정을 앞당겼다. 관례대로라면 TV 토론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공식 지명한 후 열린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7월 15~18일, 민주당 전당대회는 8월 19~22일로 예정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이 6월 조기 토론을 먼저 제안했고, 이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수락해 이번 토론이 성사됐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지율에서 뒤지고 있는 만큼 TV 토론에서 서둘러 반등을 꾀하고 싶었을 것이다. ‘내가 트럼프보다 토론을 잘한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듯하다.자신의 육체적·정신적 능력을 감안하지 않은 급발진은 끝내 화를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를 이겼다”고 실언하는 등 머릿속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모습을

    2024.07.07 17:35
  • [데스크 칼럼] 성장률 미궁에 빠진 한은과 Fed

    미국과 한국의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각각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국은 예상치를 밑돌아서, 한국은 웃돌아서다.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벗어나는 경우는 부지기수지만, 이번엔 양국 모두 궤도를 한참 이탈했다. 또 하나 시장을 놀라게 한 포인트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과 한국은행 모두 그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황한 한·미 중앙은행지난 4월 발표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은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1.6%였다. 전문가 예상치(2.4%)를 크게 밑돌았고, 작년 4분기(3.4%)에 비해 반토막 난 수치다. Fed 내에선 이후 수정치(잠정치)에서 수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은행 총재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더 많은 데이터가 나오면서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활황(healthy)이라는 점 등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같은 달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표가 더 높게 수정될 것”이라고 거들었다.정작 지난달 나온 수정치는 오히려 1.3%로 하향 조정됐다. 미 상무부는 “주로 소비 지출과 수출, 정부 지출이 둔화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Fed의 ‘소비 활황’ 분석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반면 한국은 지난 1분기 1.3% ‘깜짝 성장’했다. 한은 전망치(0.5%)의 세 배 수준이고, 연율 기준으로는 5%를 넘는 수치였다. 한은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깜짝 성장 이유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같은 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전망에 크게 실패한 것이 아니냐&

    2024.06.04 18:21
  • [데스크 칼럼] 정치인들의 중앙은행 괴롭히기

    권력자와 정치인에게 ‘돈 풀기’는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눈먼 돈인 국가 재정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면 당분간은 모두가 환호하기 마련이다. 뒷감당은 통상 중앙은행이 떠맡는다. 넘치는 유동성이 초래한 인플레이션을 고금리로 조이다 보면 어느새 ‘공공의 적’이 돼 있다. 어쩌면 그게 중앙은행의 숙명인지도 모른다.세계 76개국에서 크고 작은 선거를 치르는 올해엔 국가마다 재정 포퓰리즘이 더욱 득세하는 움직임이다. 중앙은행이라고 해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때로는 포퓰리즘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얼마 전 태국 중앙은행(BOT)이 그런 사례를 보여줬다. 중앙은행 vs 포퓰리즘BOT는 지난달 태국 정부에 긴급 서한을 발송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현금성 지원금 지급을 재고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내용이었다. 태국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은 지난해 5월 총선을 치르면서 ‘국민 1인당 5만밧(약 185만원)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명분에서였다. 야당과 경제학계에서 재정 악화를 우려하자 올해 초에는 지급 대상을 5000만 명으로 한정하고, 지원금도 5만밧에서 1만밧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렇게 규모를 줄였는데도 소요되는 예산이 5000억밧(약 18조원)에 달했다.BOT는 서한에서 “정부 계획은 장기적인 재정 부담, 국가 신용등급 강등, 투자자 신뢰 상실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태국 경제가 부진한 것은 구조적 문제 때문이어서 경기 부양책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BOT는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지

    2024.05.05 17:27
  • [데스크 칼럼] AI 무기 쥔 反국가세력들

    한 동유럽 국가의 유명 정치 유튜버 A, B, C가 각각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친러시아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 선거 직전 이들은 “친미 후보 측에서 우리를 살해하려고 한다”며 신변의 위협을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대선 전날 A, B는 사망하고 C는 실종됐다. 그 결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선거에서 친러시아 후보가 몰표를 받아 당선됐다. 경찰이 나중에 조사한 결과 A, B, C는 모두 딥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상 유튜버였다.한 국가의 대선판이 농락당한 이 전대미문의 사례는 실제로 벌어진 일은 아니다. 2022년 KAIST의 ‘미래전략 보고서’에서 상상한 미래 인공지능(AI) 사회의 한 에피소드다. ‘상상하는 모든 것은 현실이 된다’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다시 한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 올해처럼 한국을 비롯해 세계 76개국에서 42억 명이 투표하는 ‘슈퍼 선거의 해’엔 더욱 그렇다. 공정선거 위협하는 AI이미 선거에서의 AI 악용은 현실이 되고 있다. AI 최강국이자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은 진작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월 뉴햄프셔에서는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하루 앞두고 ‘가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가 기승을 부렸다. 딥페이크 기술로 변조된 바이든 대통령의 목소리를 담은 이 전화는 “프라이머리에 투표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돕는 일”이라며 투표 포기를 독려했다. 뉴햄프셔는 2020년 대선 때 바이든 대통령이 경선에서 5위에 그치며 초반 대세론에 타격을 입은 곳이다. 지난해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를 지지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퍼져 정치권이 발

    2024.04.03 18:16
  • [데스크 칼럼] 건국전쟁과 자유의 소리

    국내에서도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사운드 오브 프리덤’은 미국에서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한국으로 따지면 ‘건국전쟁’에 비견된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해 7월 4일 개봉한 직후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제작비(1450만달러)의 17배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연배우, 제작자 등을 초대해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영화 상영회를 열고 맨 앞자리에서 관람했다. 같은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론 디샌티스를 지원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보수주의 논객 벤 셔피로 정치평론가, 조던 피터슨 교수 등도 영화에 대해 지지 선언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우파를 결집시켰다”고 평가했다. 美 개입주의의 추억막상 영화는 별다른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는다. 사운드 오브 프리덤의 주연배우와 제작자는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로 유명하다. 이 점이 부각되며 보수 관객층의 주목을 끌었을 뿐 영화에 정치와 관련된 내용은 없다. 전직 국토안보부(DHS) 요원 팀 밸러드의 실화를 통해 아동 인신매매 문제를 다룰 뿐이다. 공교롭게도 건국전쟁 역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하와이 망명 시절 한국에서 팔려 온 아이를 구한 일화를 소개한다. 미국에서든 한국에서든 아동 인신매매에 좌파와 우파가 다르게 분노할 이유는 없다.이 영화는 오히려 지금은 미국 보수주의자들로부터 버림받았다고 할 수도 있는 신념을 다루고 있다. 바로 ‘개입주의’다. 영화 속에서 밸러드는 납치당한 온두라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반군이 득실거리는 콜롬비아 정글에까지 뛰어든다. 상부는 아이가 미국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작전

    2024.03.0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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