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의 핵심은 330만㎡ 이상 대규모 택지 조성 계획이다. 서울 도심과 1기 신도시 사이에 대규모 택지 4~5곳을 조성하고 이곳에 주택 약 20만 가구를 공급해 서울 등 수도권의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는 게 정부의 방안이다. 일각에서 이를 ‘미니 신도시’로 지칭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용어다. 관련 법령에서는 면적 330만㎡ 이상 택지를 ‘신도시’로 정의하고 있다.

2005년 수립된 국토교통부 내부 법규인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 기준’에 따르면 신도시는 330만㎡ 이상 규모로 시행되는 개발사업으로서 자족성, 쾌적성, 편리성, 안전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계획에 의하여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도시를 말한다. 따라서 이번에 정부가 조성하기로 발표한 대규모 택지는 ‘3기 신도시’에 해당한다.

신도시는 주로 수도권의 부족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된 정책의 하나다. 1980년대 후반 서울지역 내에서 개발할 땅이 부족해 택지 개발이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되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외곽에 신도시를 건설한 것이 그 시초다.

수도권 1기 신도시는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 가구 공급 계획의 일환으로 198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1995년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을 시작으로 1996년 성남 분당, 부천 중동까지 총 5곳이 조성됐다. 면적으로 보면 분당이 19.6㎢로 가장 넓고 일산(15.7㎢), 중동(5.5㎢), 평촌(5.1㎢), 산본(4.2㎢) 순이다. 1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작은 산본은 420만㎡로 연내 발표할 대규모 택지 기준(330만㎡ 이상)보다 조금 큰 수준이다.

2000년대 들어 2기 신도시 12곳이 차례로 조성됐다. 성남 판교·화성 동탄·위례신도시는 서울 강남지역의 주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김포 한강·파주 운정·인천 검단신도시는 서울 강서·강북지역의 주택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광교신도시는 수도권 남부의 행정 기능을, 양주(옥정·회천)와 고덕국제화계획지구는 각각 경기 북부와 남부에서 안정적으로 택지를 공급하고 거점 기능을 분담하기 위해 조성됐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