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앱 유통수수료 인하, 외부결제 허용 등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원스토어 제공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가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앱 유통수수료 인하, 외부결제 허용 등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원스토어 제공
국내 앱(응용프로그램) 유통시장을 장악한 구글과 애플에 맞서 토종 앱장터인 원스토어가 반격에 나섰다. 유통 수수료를 대폭 낮춰 인기 앱을 유치하고 각종 할인혜택으로 이용자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구글과 애플 중심으로 앱장터 독과점 체제가 굳어진 상황에서 원스토어가 앱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을까.

◆수수료율 30%→최저 5%

원스토어는 4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날부터 원스토어의 유통 수수료를 판매액의 최저 5%까지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애플에 맞선 원스토어… "수수료 파격 인하"
원스토어(원스토어)는 그동안 구글(구글플레이)과 애플(앱스토어) 등 다른 앱 유통업체처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용 앱을 만든 개발사와 개발자로부터 판매 수익의 30%를 유통 수수료로 받았다. 그러나 이 같은 기본 수수료 비율을 20%로 낮추고 앱 개발사가 자체 결제시스템을 사용할 경우엔 그 비율을 5%까지 낮추기로 했다.

원스토어는 개발사나 개발자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다른 결제시스템도 사용하도록 했다. 구글과 애플은 외부 결제시스템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원스토어가 앱 개발사와 개발자의 몫을 늘려 인기 앱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앱 마켓 수수료는 ‘7 대 3’이라는 업계의 불문율을 깨고 ‘8 대 2’로 바꾸기로 했다”며 “스스로 죽을 수도 있는 길을 택했지만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전체 생태계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토어는 삼성전자의 앱장터인 ‘갤럭시 앱스’와도 제휴해 원스토어에 출시된 앱은 갤럭시 앱스에도 동시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달부터는 앱장터 업계 처음으로 통신 3사 이용자에게 최대 10%의 앱 콘텐츠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1%대에 그친 점유율

원스토어가 파격적인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것은 구글과 애플에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와 포털 1위 네이버는 각사의 앱장터를 통합해 원스토어를 만들었다. 2015년 통신 3사와 네이버의 앱장터 시장점유율은 모두 합쳐 12.8%에 그쳤다. 지난해 원스토어 점유율은 11.6%로 더 떨어졌다.

원스토어의 실적도 나빠졌다. 2016년 216억원, 지난해 188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대 주주인 SK텔레콤(지분율 65.5%)과 네이버(34.5%)엔 짐이 됐다.

원스토어의 수수료 인하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구글과 애플의 양강 체제는 공고하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고객들을 쫓아다니며 구애했는데 이제는 (원스토어가) 매력적으로 변해서 고객이 쫓아오도록 하겠다”며 “5%에 불과한 수수료는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22만여 개로 구글플레이(글로벌 기준으로 350만여 개)보다 적다. 등록된 앱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이용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 판단이다.

◆판도 바꿀 수 있을까

게임 등 대부분의 국내 앱 개발사들은 세계 시장을 노리고 있어 국내 시장에 특화된 원스토어에만 집중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원스토어 전략이 좋아도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가능한 모든 앱장터에 게임을 출시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스토어에 인기 앱이 입점하는 것을 구글이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마저 있다. 인기 모바일 게임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은 원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구글의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지난 4월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