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여당 "정당한 절차" vs 야당 "언론파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한 뒤 출석 요구에 불응한 김장겸 MBC 사장(사진)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서울서부지검은 법원에서 김 사장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1일 밝혔다. 김 사장은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출석 요청에 네 차례 불응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들이 김 사장의 신변 확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감독관은 노동관계법령 위반에 관해서는 경찰로서 권한을 가진다. 위법 혐의가 있는 사업주가 출석 요청에 불응하면 체포에 나서기도 하지만 주요 언론사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이례적이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도 정연주 전 KBS 사장이 배임 혐의로 다섯 차례 검찰 소환에 불응했지만, 현직인 상태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지 않았다.

김 사장은 2012년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MBC 기자와 PD들을 부당하게 징계하고 전보 발령을 내 노동조합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MBC 파업 참가자 중 해고자 10명을 포함해 100여 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MBC노동조합이 “사용자 측이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며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했고, 고용부는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6월29일부터 감독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조사를 거쳐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된다며 김 사장을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MBC가) PD, 기자들을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업무 배치를 해 상식 밖의 관리를 한 일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김 사장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조사가 일단락되면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정치권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과 관련, “김 사장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정당하고 상식적인 절차에 따른 법 집행”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비상계엄하 군사정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언론 파괴 공작”이라며 반발하고 정기국회 보이콧을 포함한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당내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 전체회의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최고위 회의에서는 2일 오후 3시 홍 대표가 주재하는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이날 “이런 언론 탄압 사태는 사상 유례 없는 작태”라고 규탄했다.

고경봉/박종필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