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시장에 진입하려는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본격적으로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관련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한 ‘에어로K’와 ‘플라이양양’ 등 신생 LCC는 연말까지 조종사, 정비사, 승무원 등 200여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본격적으로 인력 영입을 시작하면서 기존 항공사 인력 일부가 회사를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신생 LCC의 스카우트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서 정년을 앞둔 숙련 조종사를 교관으로 영입하는가 하면 중국으로 떠난 국내 조종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회사 대표가 직접 중국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국내 조종사 중에서도 기장 승진을 노리는 젊은 부기장이 대거 이직을 계획 중이다.

한 신생 LCC 대표는 “고액 연봉을 노리고 한국을 떠난 조종사 중 일부가 한국 복귀를 원한다는 소식에 중국으로 날아가 회사로 ‘모셔오고’ 있다”며 “하이난항공 등에서 근무하다 한국 복귀를 확정지은 조종사도 있고 대형 항공사에서 옮겨온 기장도 있다”고 말했다.

항공사업법 시행령은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자본금 150억원 이상, 3대 이상의 항공기(좌석 51석 이상)를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생업체 두 곳은 관련 요건을 갖춰 지난 6월 면허 신청서를 내고 국토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면허 발급 후에는 항공운항증명(AOC)을 받아야 한다.

AOC는 인력·장비·시설 등 항공사 안전운항체계를 전반적으로 검사하는 절차다. 정부에서는 항공기 1대에 조종사 12명, 정비사 12명을 확보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여기에 좌석 50석마다 1명의 승무원이 필요하다. 189석 규모의 737-800 기종 3대를 들여오는 플라이양양은 총 100여 명의 인원이 새롭게 필요하다. 시장에 진입하려면 기존 항공사 인력을 빼올 수밖에 없다. 에어로K도 기장, 승무원, 정비사 등을 채용하고 있다. 올해까지 직원을 160명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대규모 인력이동 조짐에 기존 항공사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LCC 대표는 “조종사를 빼가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예의주시하지만 떠나겠다는 인력을 막을 명분이 없어 막막하다”며 “고액 연봉을 제시하는 중국 항공사로 이직이 활발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내부에서 혈투가 벌어지는 셈”이라고 털어놨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