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봄기운 완연…이달 들어 26% 급증 '넉 달째 증가세'
수출이 이달 들어 26% 넘게 급증하며 넉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제품이 잘나가 수출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올 들어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한 것은 작년 초 수출이 매우 부진한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있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277억29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19억6700만달러)보다 26.2% 늘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교역량 둔화로 2년 가까이 감소하던 수출은 작년 11월 2.5%의 증가세로 전환한 뒤 12월 6.4%, 올 1월 11.2% 등으로 회복세를 보여왔다. 2월 들어선 수출 증가세가 더욱 커졌다.

2월 수출 급증은 무엇보다 조업일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작년 2월엔 설 연휴가 끼어 있어 중순까지 조업일수가 13.5일(토요일은 0.5일로 간주)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이어서 2월 중순까지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보다 이틀 많았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평균 수출액은 올해 17억9000만달러로 전년(16억3000만달러)보다 9.9% 늘었다.

품복별로는 반도체(51.5%)와 석유제품(64.5%) 수출이 50% 넘게 급증하며 수출 회복세를 주도했다. 승용차도 이달 들어선 수출이 30.4% 늘었다. 반면 선박(-1.8%) 무선통신기기(-19.5%) 등은 수출이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36.7%) 베트남(34.5%) 유럽연합(EU·31.7%)에 대한 수출액이 30% 넘게 늘었다. 일본 수출은 29.8%, 미국 수출은 4.7% 증가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올 들어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 급증한 것은 작년 1, 2월 수출이 극히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측면이 강하다”며 “3~4월에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하반기엔 증가폭이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입도 수출 못지않게 증가폭이 컸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255억3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202억7100만달러)보다 26.0% 증가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