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반올림
사진 출처=반올림
[ 김민성 기자 ] 삼성전자가 조만간 조정위원회를 통해 반도체 공장 근로자 백혈병 문제 해결에 나선다. 조정 대상은 그간 협상을 벌여온 인권단체 반올림이 아닌 가족대책위원회 소속 피해자·가족 6명이다.

삼성전자가 계속되는 협상 공전이 반올림 측 거짓 주장 탓이라고 비난하고 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22일 삼성전자는 공식 블로그 '삼성투모로우(www.samsungtomorrow.com)'에 '조정위원회 출범에 즈음해' 글을 통해 협상 진행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먼저 원칙과 기준에 맞는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반올림 측이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와 구성하기로 한 조정위원회에 대해 흠집 내기와 가족 분열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은 "반올림은 지난해 12월 자신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에서 한 걸음도 움직이지 않은 채 우리에게 모든 요구사항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만을 고집해 왔다" 며 "넉 달 동안 진행한 협상은 회사가 어떤 제안을 내놓아도 늘 원점으로 되돌아가 공전을 거듭했다"고 답해했다.

이어 "반올림 측이 협상 참여자만 보상할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가족들을 분열시키고 있다" 며 "반올림과 함께 협상에 참여해 온 발병자·가족 여덟 분 가운데 여섯 분은 반올림 측의 떠나라는 일방적 통보에 별도로 가족대책위원회(가족위)를 구성해 회사와 협상을 요구하기에 이르렀고, 저희는 매우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측은 "반올림이 더 이상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지 말고 조정위원회에 참여해 모든 현안을 성실하고 투명하게 논의해 좋은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반면 반올림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섭에 임하는 삼성 측 태도가 제대로 된 재발 방지 대책과 보상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사실상 협상 불가 입장을 내비쳤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