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5년만에 다시 1,000선에 도달한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경기와 수급 상황을 들었다.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과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이란 두 축이 맞물리면서 주가 1,000 시대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경기 회복 징후..투자 심리 살아나 주가는 경기를 미리 반영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최근 국내외 경제 지표에서 경기 회복 징후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것이 지난해 중국 등 해외 경기에 대한 우려와내수 침체로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다. 우선 세계 경제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 수출 의존적인 국내 경기에청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12월에 1.6% 증가하는 등 2개월연속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이 지수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이라며 "국내 수출에 약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하는점을 감안할 때 수출의 양호한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내수 경기도 살아나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 기대지수는 90.3으로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산업자원부가 조사한 1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설 특수 기간을 제외한 백화점 매출은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8.9%, 할인점은 9.1%가 각각 증가했으며 신용카드 사용액도 늘어나고 있다. 1월 신설 법인 수가 5천16개로 2년 만에 5천개를 넘는 등 개인과 기업 부문에서모두 경기 호전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형 뉴딜'로 불리는 종합투자계획을 추진하고 벤처 기업의 활성화에 나선 것도 투자 심리 회복에 한몫을 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이 국제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업지배구조개선을 바탕으로 재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 제조업체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00년0.04%에서 2003년 9.56%로 크게 높아졌고 2004년에는 13%대로 추정됐다. 그러나 국내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8배로 대만의 68%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어 투자 매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양경식 연구원은 "이번 종합주가지수 1,000 시대는 외환위기 이후 개선된 재무구조와 핵심 역량 집중에 힘입어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보유하고있고 경기 불황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설명했다. ◆증시 자금 유입 가속..국내외 수급여건 양호 올들어 시중 부동자금이 빠르게 증시로 이동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에 거의 의존했던 수급 구도에 변화가 나타난 것이 1,000선 돌파의 토대가 됐다. 저금리 기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든 가운데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주식 투자의 매력이 커진 것이다. 또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된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와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식 투자 대기자금을 뜻하는 고객예탁금은 이달 23일 현재 10조7천564억원으로올들어 1조2천110억원이 급증했다. 주식형 간접투자 상품에도 자금이 몰려들어 주식형 펀드의 수탁고는 9조4천450억원으로 올들어 8천893억원이 불어났다. 특히 개인들의 투자 방식이 목돈 투자에서 적립식 투자로 변하고 연기금 등 기관 투자가의 주식 투자도 확대되고 있는 것이 과거의 급등 장세와는 다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해외 자금의 수급 여건도 양호한 모습을 지속하면서 외국인의 `실탄'이 넉넉해진 것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해외펀드 조사업체인 이머징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이번주에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는 10억9천700만달러가 순유입되는 등 3주 연속 1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들어올정도로 국내외 수급 상황이 모두 좋아졌다. 대한투자증권 주상철 경제연구소장은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에 매달 각각 2천억~3천억원이 순유입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 소비 회복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자금의 증시 유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기자 kms123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