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외국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논란과 관련, "정부가 정책적, 제도적으로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의 기업관련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 회장은 25일 오후 국회 시사포럼(대표 정덕구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경영권보호장치' 토론회에 앞서 미리 배포한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축사에서 "최근 외국인이 우량기업 지분을 50% 이상 확보해 경영에사사건건 간섭하고 있다"며 "기업은 경영권 불안의 심각성에 문제제기를 하는데, 정책당국은 이를 일부 기업의 엄살로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외국에도 없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만들고 의결권을 제한함으로써 기업들이 적대적 M&A에 대처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 기업에 대한 매우 심각한 역차별"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그러면서 "계열사 도움이 없으면 언제 어떻게 외국인에게 회사를 빼앗기게 될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주식의 의결권만이라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 여권이 추진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입법부만이라도 악의적 M&A에 대해 동등한 방어능력을 갖출 수 있게최소한 역차별이라도 없애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선거 때 의원들이 재선에 전력투구해야 하듯이 기업인도 경영권이불안한 상황에서는 방어에 전념할 수밖에 없다"며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원칙만 지키면 아무 문제없다는 얘기는 국회의원이 의정활동만 잘하면 재선은 보장되니 다른일에는 신경쓰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박 회장은 또 "지역구에서 다른 후보가 사전 선거운동을 하는데 내 본분은 의정활동하는 것이라고 태연해 할 국회의원이 과연 몇분이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업하는 사람에게는 갑자기 `이제 당신은 물러나라'는 말처럼 끔찍한 말은 없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잘못을 이유로 문제를 완벽히 차단하려는 결벽주의보다 경제살리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를 따져보는 실리주의"라고 강조했다. 반면 윌리엄 오벌린 암참 회장은 축사를 통해 "외국인 투자는 한국에 자본,일자리와 경제적 방호막을 제공했다"며 "더 이상 외국 투자자와 수입품을 두려워해서는안된다"고 당부했다. 오벌린 회장은 이어 "한국이 역내 다른 국가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조만간 한미 양국이 양자간 투자협정을 체결해 궁극적으로 FTA협상의 초석을 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