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9년만에 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8일 1995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 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5.31%에서 5.58%로 0.27% 포인트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의 발표는 지난 4월 중국의 긴축정책 시사로 인한 `차이나 쇼크'가국내에 미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어진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 금리인상 수출 타격..경제 주름살 중국의 금리 인상은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에 주름살을 깊게 할 전망이다. 29일 경제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예상되지만 지난 4월의 `차이나 쇼크'와 같은 깊은 골이 패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먼저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경우 중국의 금리 인상이 수출을 둔화시키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영향임에는 틀림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의 `9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나타난 것처럼 경기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조짐을 보이던 경기가 다시 하강 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심화시킬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 침체가 깊어지고 수출 증가세도 둔해지고 있는 점은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금리 인상이 국제 원자재가 하락 압력을 키우고 중국 경기의 둔화에 대한 우려를 줄여 줄 수 있다는 점은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측면이다. 신동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금리 인상 이후 각종 상품들에 대한 수요둔화가 예상돼 대중 수출품의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 경기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유리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차이나 쇼크' 재연되나 이번 중국의 금리 인상이 증시에도 일정한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차이나 쇼크'와 같은 무차별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4월 당시 지수 충격은 중국이 긴축 강도를 높이는것 외에도 미국 금리 인상 착수 가능성, 유가 상승 등과 맞물려 있었다"며 "이번 조치는 오히려 유가를 낮추는 등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상황이 달라 충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적 금리인상 자체가 전체적인 경제나 증시에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나그 영향은 일부 소재와 산업재 등 종목에 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표 교보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 중장기적인 하락 압박을 받기는 하겠지만 수급상 지난번과 같은 충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하지만 중장기적 측면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 될 경우 시장에 큰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유가 등 원자재가 하락에 따른 국내 기업의 부담 감소를 예상하지만 그 과정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시장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단기적 충격은 예상되지만 우리 경제와 증시에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지난 4월과 같은 장기 조정을 거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은 대중국 수출이 자본재 및 중간재 비중이 높아 내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중국 경제는 외국인 직접투자 급증, 안정적 소비와 소득 증가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중 금리 인상, 국내 금리 인하 압력줄 듯 중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경기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해 국내 금리에는 하락(채권값 상승) 압력이 될 전망이다. 중국 금리 인상으로 국내 수출 둔화가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수입 물가 하락은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긴축이 단기적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국내 금리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의 수요 감소로 유가를 안정시킬 경우 국내 물가에도 하락 압력이 나타나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하 결정을 편하게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다만, "중국이 미국에 이어 금리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일부 인플레이션 타게팅 국가들을 중심으로한 긴축 움직임이 더 확대된 것은 국내 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형기 대우증권 선임연구원도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지금까지는 중간재까지 가격상승 영향이 전이된 상태고 최종소비재로 옮겨가려는 상황인데 중국 금리인상으로 물가가 내리며 금리 인하 기대감도 가져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금통위에서 한국은행 총재가 콜 금리 인하 관련 강도 높은 발언을한 것으로 미뤄 연내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중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김상훈.김준억 기자 hsh@yna.co.kr meolakim@yna.co.kr 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