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중형차 지존인 현대차 아반떼의 인기가 RV(레저용 차량) 붐 등에 밀려 흔들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뉴아반떼XD는 지난 달 내수시장에서 5천311대가 팔려모델별 판매순위에서 5위에 그쳤다. 판매대수도 작년 동월에 비해 40.7%, 전월 대비 13.3% 각각 감소했다. 이는 작년 동월 대비 28.2%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 4.5% 증가세를 기록한 전체평균치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이다. 반면 EF쏘나타가 6천774대 판매로 3개월 연속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고 스타렉스(6천322대), 싼타페(5천633대), SM5(5천429대)가 차례로 2-4위에 올랐다. 아반떼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준중형차 수요 증대 등에 힘입어 지난해 1∼6월 EF쏘나타를 누르고 6개월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는 등 한때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를 실감했었다. 지난해 7월 6위로 뚝 떨어진 뒤 8-9월 2위로 올라 다소 잃었던 자존심을 되찾았으나 10월 5위, 11-12월 7위 등으로 계속 뒷걸음질쳤다. 올들어서는 1월 5위, 2월에는 EF쏘나타, 싼타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아반떼는 준중형차 시장내에서는 지난해 11월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차'인 기아차 쎄라토 출시 후에도 쎄라토, 라세티, SM3 등 경쟁차종을 큰 차이로 따돌리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주춤거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아반떼의 `입지'가 위태로워진 것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준중형차의주요 고객층인 서민층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어 있는데다 최근 RV(레저용 차량)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아반떼 수요의 상당부분이 RV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 출시 후 8천대 이상의 계약고를 올리고 있는 콤팩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신차인 투싼의 경우 가격대면에서도 아반떼와는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아반떼 고객층에게 적지 않은 `유혹'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경기 위축에도 불구, 중대형차 수요는 꾸준히 탄력을 받는 등 고급차선호 현상도 아반떼 퇴조에 한 몫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에쿠스(1천391대), 그랜저XG(4천562대), SM5(5천429대), 체어맨(1천356대) 내수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각각 27.0%, 10.8%, 15.8%, 0.1%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는 "주5일 근무제 확산과 가족 단위의 레저 활동 증가 등에 따른 RV수요 증가로 서민층의 대표차량이었던 준중형차 인기는 한 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며 "투싼에 이은 기아차 KM(프로젝트명) 출시 등 잇따른 SUV `러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