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재테크 시장의 최대 화두는 사스(SARS.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와 북핵 문제가 될 것 같다. 이미 사스는 재테크 시장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라크 전쟁 종료 이후 한껏 달아올랐던 주식시장을 식히고 있다. 과거의 경험을 보면 사스와 같은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반면 시중자금이 빠르게 부동화하거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금, 골동품 등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는 늘어났다. 재테크 시장에서 사스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이후 은행권의 요구불예금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나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사스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 재테크 시장의 변수는 북한이 핵 보유 사실을 공식 인정한 점이다. 증시를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력이 높은 외국인들의 투자 향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올들어 경제 여건이 괜찮은데도 불구,국내 금융시장에서 제2의 위기(minor crisis) 가능성이 제기됐던 것도 북한 문제로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 시각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주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의 하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우리나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신용평가 기관들이 한 나라의 신용등급을 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가위험, 영업위험, 재무위험, 산업위험 가운데 국가위험과 재무위험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북핵 문제에 따라 국가위험이 높아지면서 지난 2월에는 무디스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두 단계 떨어뜨린 바 있다. 이번 북한의 핵 보유 사실 공식 시인이 국가신용등급을 조정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신용평가 기관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따라서 이번주 재테크 시장은 북한의 핵 보유 사실 시인에 외국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이번주에는 북한의 핵 보유 사실 자체만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 한편 지난 주말 정책 당국이 강남구와 광명시를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이후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비롯해 부동산 투기 조짐이 잡힐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번에는 정책 당국의 투기 억제 의지가 의외로 강해 보이지만 부동산 투기 문제를 근본적으로 잡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시중 부동자금이 3백84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경제 여건에 비해 너무 낮아 은행 차입이 부동산과 같은 실물투자 수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 보이는 부채-디플레 현상(debt-deflation syndrome)이 누그러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각종 규제로 아파트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기존 집값이 신규 분양가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스크루 현상이 나타나는 것도 이번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을 뒷받침해 주지 않나 생각한다. 재테크 시장에 낀 먹구름이 걷히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상춘 <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