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들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최근 캐피탈·금고업종 주식이 대량 거래를 수반하며 초강세를 지속하자 증권업계에서 이같은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부실주''로 시장에서 외면받아 오던 제2금융 관련주의 강세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약보합에 마감됐지만 한미캐피탈 한빛여신 개발리스 금호종합금융 대양신용금고 한불종합금융 제일신용금고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이들 종목은 2∼4일 연속 상한가 행진이며 주가는 연초 이후 2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특히 캐피탈과 금고주는 최근 열흘동안 대량 거래를 수반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캐피탈은 최근 3일연속 하루 평균 상장주식수의 40%에 이르는 1천4백만주 가량이 거래됐다. 한 투자자문사 사장은 "캐피탈과 금고주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최근의 거래량과 주가 상승세는 이른바 큰손들이 대거 몰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이틀간 고객예탁금이 1조원 이상 늘어난 것도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한 증권사 지점장은 "일부 큰손들이 경기회복 기대감을 상대적으로 빨리 반영하는 캐피탈 금고주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면서 "코스닥시장에서 창업투자사 주식의 거래가 늘어나면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는 큰손들이 캐피탈 금고주로 몰리는 데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고 분석한다. 임일성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생존력 시험을 통과한데다 지난 98년 경기회복기 초기에도 금고 리스업종이 가장 먼저 움직였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회복으로 설비투자 및 민간소비지출이 늘어나면 리스 및 소액대출 시장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주가가 단기 급등한 만큼 일반인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그는 덧붙였다. 증권업계는 ''큰손''들의 증시 컴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개미군단''의 동참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