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초과예약(오버부킹)을 핑계로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 논란이 된 가운데 경쟁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이 제도를 아예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항공사 중에는 처음이다.

게리 켈리 사우스웨스트항공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정당한 요금을 낸 승객이 자리에 앉지 못하는 일을 발생시키는 초과예약 제도를 폐지한다고 공표했다. 항공사들은 승객이 탑승하지 못해 좌석을 비워둔 채 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탑승 정원의 10~20%까지 초과예약을 받아왔다.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초과예약 제도는 유지하되 앞으로는 초과예약으로 승객을 태우지 못하면 최고 9950~1만달러까지 보상해주기로 규정을 바꿨다. 지금까지 게이트 승무원은 최고 800달러, 관리자급은 최고 1350달러까지 승객에게 보상을 제안할 수 있었다.

CNN머니는 초과예약이 없어지더라도 갑작스럽게 승무원·보안요원 등을 태워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생길 수 있지만 종전에 비하면 그런 상황이 훨씬 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9일 유나이티드항공은 다른 공항으로 향하는 자사 승무원 4명을 뒤늦게 태우려 초과예약을 핑계 삼아 베트남계 미국인 데이비드 다오를 공항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끌어내 세계에서 비난을 받았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이날 유나이티드항공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합의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