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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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총인구(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가 작년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인구절벽’의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무려 8년이나 앞당겨졌습니다. 펜데믹의 여파로 혼인과 출산이 줄고 외국인 유입 또한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총인구는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약 6만명씩 감소해 2030년에는 5129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1 미만인 국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대한민국이 세계 인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셈입니다.

인구 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의 양에 해당합니다. 아무리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외부인구 유입이 많아진다고 해도 그 지역의 인구 수는 부동산 시장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fundamental)이 무너진 지역과 나라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인구소멸은 부동산시장에 치명적이며 이 또한 경제를 붕괴시키는 주요 요인이 됩니다. 부동산시장도 인구 감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권마다 추진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봅니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 박근혜 정부는 상식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인구였다고 생각합니다. 두리뭉실 모든 것을 건드리고 싶어하는 집권자들로 인해 단 한 가지도 해결되지 않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시대적 소명은 오히려 가장 등한시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취임하자마자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할 중차대한 소명에 문재인 정부는 신경도 쓰지 않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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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담당자를 만나면 반은 우스갯소리, 반은 진지하게 통일이 되면 인구와 저출산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고 큰소리를 칩니다. 통일과 인구문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낮으니 그렇게 정권의 명운을 걸고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했구나 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드는 허언(虛言)입니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인구는 2537만명입니다. 북한의 합계출산율도 1.9명이나 됩니다. 1970년대까지는 우리가 출산율이 높았지만 1980년대 이후 북한의 합계출산율이 우리를 추월했습니다. 통일이 되면 인구문제가 해결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만 사실일까요?

독일의 사례는 정반대의 상황을 알려줍니다. 1990년 독일 통일 이전 서독은 인구가 6100만명, 출산율은 1.43명이었습니다. 동독은 인구가 1700만명으로 서독보다는 적었지만 출산율은 1.67명으로 서독보다 높았습니다. 통일이 되자 동독의 출산율은 급감합니다. 1990년 1.49명, 1991년 1.01명으로 줄어듭니다. 1992년 마침내 0.89명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지더니 1994년 0.83명으로 최저점을 찍습니다. 통일 전과 비교하면 반 토막이 난 겁니다. 다행히 서독은 1.4명 선에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독의 영향으로 1994년 통일독일의 합계출산율은 1.24명으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계획경제에 익숙한 동독주민들이 시장경제 체제에 잘 적응하지 못합니다. 동독주민들 입장에서는 통일은 희망적이긴 하나 엄청난 충격이었을 겁니다. 우리도 새터민들의 한국 내 적응과정을 생각한다면 이런 상황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북한이탈주민들의 사회정착을 지원하는 하나원 관계자들에 의하면 새터민들의 한국 내 자립비중은 10명 중 1~2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자본도 없고 역량도 자본주의 사회에 맞춰져 있지 않은 북한주민들은 통일 후 하위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통일 독일에서도 이런 일이 다반사였는데 한반도는 통일 이후 이런 경우가 더 많이 생길 것이고 이로 인해 저 출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입니다. 동·서독은 왕래라도 있었지만 남북한은 닫혀있고, 경제적 격차 또한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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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독일이 격차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까지 25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동독지역의 출산율이 충격에서 벗어나 서독과 비슷하게 된 것은 2000년대 후반이었습니다. 인구통계는 30년 후에도 영향을 미치는 미래입니다. 현재의 왜곡된 인구구조는 지금의 출생아가 성년이 되는 30년 동안은 지속되고 악화될 겁니다. 통일이라는 이벤트로 인해 다시 30년의 인구절벽이 추가된다는 말이니 통일이 인구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큽니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긍정적이지 않을 겁니다. 부동산 수요의 기본인 양과 함께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면이 많습니다. 수요의 질은 소득인데 통일한국을 위해 지출해야 하는 막대한 비용과 함께 사회에 만연한 불안심리로 인해 심리에 크게 좌우되는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게 우려됩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인구가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은 두 가지의 경우밖에 없다고 합니다. 이주민 유입과 결혼 형태의 다양화입니다. 통일 독일의 경우도 33년 만에 출산율이 1.5명대로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이 독일 내 외국 국적 여성의 출산율 증가 때문이라고 합니다.

동거, 사회적 계약 등 결혼 유형의 다양화도 긍정적입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법적 보장이 가능하면 결혼하지 않은 커플들의 출산을 권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빠르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끝난 올해 우리나라 인구문제의 골든타임은 지났다고 봅니다. 그 이후의 상황이 끔찍한 건 필자만의 우려이기를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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