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섭 칼럼] 연말을 따뜻하고 행복하게…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스페인어로 빛{Luz}, 비{Lluvia}), 창립자 기 랄리베르테(GUY LALIBERTE)와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장 프랑수아 부샤르(JEAN FRANCOIS BOUCHARD)를 비롯해서 배우, 스태프 모두에게 존경을 표한다.

멕시코의 다양한 전설과 신화인 테오티우아칸, 타라우마라족, 태양의 피라미드, 셈파수칠, 제왕나비(desierto), 말, 재규어, 나우알, 제왕나비(monarca) 등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어린 자녀, 부모님 모시고, 그 누구와 함께 관람해도 좋은 공연이다.
[심흥섭 칼럼] 연말을 따뜻하고 행복하게…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탄생

태양의 서커스 설립을 보면, 1982년 캐나다 쾌백 시티 근교의 작은 마을 베생폴에 '하이 힐스 클럽'이라는 길거리 공연단이 있었다. 질 생크루와가 이끄는 젊은이들로 구성된 공연단은 마을 주민, 관광객들과 함께 어울리며 장대 곡예, 저글링, 불 묘기 등을 선보이면서 거리를 배회하고, 춤을 추며 음악을 연주했다. 관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하이 힐스 클럽'은 베생폴 예술가 축제를 조직했는데, 이것이 바로 태양의 서커스 시초이다.

이때부터 기 랄리베르테, 질 생크루와와 동료 공연자들은 야심찬 꿈을 꾸기 시작한다. 바로 퀘벡 출신의 서커스단을 만들어 전 세계를 돌며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1984년, 기 랄리베르테는 자크 카르티에의 캐나다 발견 450주년 기념행사를 계획하던 퀘벡 정부에 태양의 서커스 공연을 제안했다. 이후 큰 인기를 얻었고, 기 랄리베르테는 이듬해인 1985년 세계 청소년의 해 지정을 기념해 순회공연 계획을 세우고 퀘벡 정부를 설득하면서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됐다.

현재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공연 투어를 재개했고, 캐나다 사모 투자회사 카탈리스트 캐피털그룹을 새로운 주주로 맞이했다.

작품의 의미, 구성

올해 내한공연을 펼치고 있는 루치아는 태양의 서커스 38번째 작품으로 퀴담(2007년), 알레그리아(2008년), 바레카이(2011년), 마이클 잭슨 임모털 월드투어(2013년), 퀴담(2015년), 쿠자(2018년), 뉴 알레그리아(2022년)에 이어 8번째 작품이다. 특히, 작년에 공연된 뉴 알레그리아는 한국 누적 관객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며 경이적인 기록으로 밀리언셀러 콘텐츠에 등극했다.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는 작가 겸 감독 다니엘 펀지 파스카와 그의 아내 故 줄리 하멜린이 구상했다. 이 밖에 크리에이티브 감독, 공동 작가, 조감독, 세트 및 소품 디자인, 의상 다자인, 작곡&음악 감독, 아크로바틱 안무, 퍼펫 디자인, 조명 디자인, 프로젝션 디자인, 음향 디자인, 아크로바틱 퍼포먼스 디자인, 아크로바틱 기구 및 공중곡예 시설 디자인, 메이크업 디자인, 프로덕션 매니저 등과 함께 스토리텔링으로 생동감을 입혔다.

단순한 묘기의 국내 서커스와는 차원이 다르게 관객들로 하여금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스토리텔링으로 경이로움에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10,000리터의 물을 사용해 선보이는 수중 곡예와 회전 무대 두 개의 공중 그네에서 날며 오가는 SWING TO SWING은 최고 난이도로 심장이 멎는 듯한 아찔한 순간을 선사한다. 또한 공연 내내 바뀌는 1,000벌의 의상은 라틴 아메리카 라이브 음악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심흥섭 칼럼] 연말을 따뜻하고 행복하게…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은 일반 건물보다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견고하게 느껴졌고, 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따뜻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공연장 내부에서는 기념 맨투맨을 비롯한 갖가지 굿즈를 판매하고 추러스, 팝콘, 핫도그, 닭강정 등의 스낵과 맥주, 와인, 사케, 하이볼, 커피 등의 주류 및 음료를 판매한다.
[심흥섭 칼럼] 연말을 따뜻하고 행복하게…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SR 200구역은 2번 게이트로 입장하면 가장 빠르고, 무대는 노란 마리골드 꽃으로 장식돼 있었다. 평일임에도 루치아의 인기를 알 수 있듯이 거의 만석이었다. 공연 시작 20분 전의 모습이다. 잠시 후, 본격적인 공연이 막을 올리기 전에 시작된 분위기 메이커 배우들의 모습을 무대와 관객석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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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서커스 루치아는 공연 내내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환타스틱한 작품이었다. 중앙 무대에서 물로 표현하는 아트와 수중 곡예쇼, 특히 회전 무대에 두 개의 스윙이 설치되어 배우들이 날면서 오가는 SWING TO SWING은 작품 최고의 순간이었다.

기립 박수를 보내도 모자를 정도로 그들이 많은 노력을 하면서 흘렸을 땀방울에 존경심을 표한다. 연말연시에 회사에서 한 해를 마무리 하는 회식 대신으로 보면 좋을 공연이고, 1년의 마지막을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공연으로 마무리하면 뜻깊은 시간이 될 작품이다.

[심흥섭 칼럼] 연말을 따뜻하고 행복하게…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작품 정보 - 서울

등급: 전체 관람가(권장 연령 5세 이상)
관람 시간: 130분(1, 2부 / 인터미션 25분 포함)
금액: VIP석 290,000원 / SR석 190,000원 / R석 160,000원 / S석 130,000원 / A석 90,000원 / B석 70,000원
공연 기간: 2023.10.25(수) ~ 2023.12.31(일)
장소: 잠실종합운동장 內 빅탑

*작품 정보 - 부산

등급: 전체 관람가(권장 연령 5세 이상)
관람 시간: 130분(1, 2부 / 인터미션 25분 포함)
금액: VIP석 290,000원 / SR석 190,000원 / R석 160,000원 / S석 130,000원 / A석 90,000원 / B석 70,000원
공연 기간: 2024. 01. 13.(토) ~ 2024. 02. 04.(일)
장소: 신세계 센텀시티 內 빅탑

<한경닷컴 The Lifeist> 심흥섭 Gr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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