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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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에서 유럽 진출이 힘들다. 유럽 팀에서 제안이 오면 좋게 잘 보내줬으면 한다."

벤투호의 후방을 지킨 '괴물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가 15일 출국 전 한국 축구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처음 출전한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을 이끈 김민재는 소속 팀으로 돌아가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에 오르기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다.

김민재는 출국장으로 들어서기 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추후 유럽 클럽에 정착해 대표팀에서 함께한 선수들을 영입할 것 같은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선수들을 많이 데려가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사실 한국에서 유럽 진출이 힘들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단과 풀어야 할 게 많다. 이적료도 비싸다"며 "이번에 K리그 선수들도 월드컵에서 활약했다. 구단 입장이 아니라 함부로 말할 수는 없겠지만, 감히 한마디 하자면 유럽 팀에서 제안이 온다면 좋게 잘 보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스타덤에 오른 조규성(전북 현대)과 브라질 전 중거리골을 기록한 백승호(전북 현대)는 현재 K리그에서 뛰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이탈리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이탈리아로 출국하기 전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민재는 "(이런 측면에서) 일본이 부럽다"며 "일본에는 유럽 선수들이 많아 경쟁력이 있다. 사실 비교할 거리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은 월드컵 최종 명단에 승선한 26명 가운데 19명이 유럽파다. 반면 벤투호에서는 8명이 유럽에서 뛰고 있다.

이탈리아 세리에 A 정상급 수비수로 우뚝 선 김민재는 최근 제기되는 '빅클럽 이적설'도 일축했다. 그는 "팀에 합류한 지 반년도 안 됐다"며 "추측성 보도가 많아서 언론 인터뷰를 피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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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항에는 늦은 시간에도 100명이 넘는 팬들이 김민재를 기다렸다. 탑승 수속 절차에 마음이 급했던 김민재도 '공항 팬 사인회'를 열었다.

김민재는 "확실히 이전보다 관심이 더 많아진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린다"며 "열기가 더 올라서 K리그 경기를 많이 찾아봐 주시면 좋겠다. K리그에도 재미있는 경기가 많다"고 당부했다.

이날 출국한 김민재는 소속팀 나폴리에 합류해 남은 시즌을 위한 훈련을 시작한다. 올해 여름 나폴리로 이적한 김민재는 개막 15경기 무패와 11연승 행진의 주역이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나폴리는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인 AC밀란과의 승점 차는 8점이다. 김민재는 "목표는 우승"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