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박하고… > 16일 서울 신내동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환자를 병실로 옮기고 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가 900여 명으로 늘어 심각한 병상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 긴박하고… > 16일 서울 신내동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구급차로 이송된 코로나19 환자를 병실로 옮기고 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가 900여 명으로 늘어 심각한 병상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1880명→7622명(한국), 2만5992명→159명(일본). 지난 8월 말과 이달 15일 두 나라의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비교한 숫자다. 넉 달 전만 해도 1000명대에 머물렀던 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7000명을 넘어섰고 1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매일 60~70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

반면 확진자가 2만 명을 훌쩍 넘었던 일본은 넉 달 만에 세 자릿수로 급감했다. 사망자는 11월 5일 12명 이후 5명을 넘은 날이 없다. ‘J방역’과 ‘K방역’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일 방역의 성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으로 네 가지를 꼽는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10대 접종률, 효능이 앞선 화이자·모더나 백신 선점과 접종 속도전, 외국인 유입의 강력한 차단이다. 일본은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강력한 방역조치를 시행하는 동시에 자국민에게 집중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속도전’을 펼쳤다.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대신 항체 지속기간이 긴 화이자·모더나를 접종했다.

이와 비교했을 때 한국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방역조치가 대폭 완화되고 백신 접종 속도가 더뎠던 탓에 결국 ‘일상회복 멈춤’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고 있다. 15일 기준 위중증 환자는 989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최다를 기록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유행이 악화할 경우 이달에 하루 신규 확진자가 약 1만 명을 넘어서고, 내년 1월엔 최대 2만 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위중증 환자도 1800~19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복귀’를 선언하고 18일부터 전국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명까지로 줄이기로 했다.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던 식당·카페는 오후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다. 식당·카페에선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접종 완료자만 모일 수 있고, 미접종자는 혼자서 이용하는 것만 가능하다.

이선아 기자/도쿄=정영효 특파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