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남 거창군에서도 규모 2.3 지진이 일어났다. 2000년대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여러 차례 발생한 만큼 한반도가 이제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규모 4.9의 지진과 관련된 여진이 15일 두 차례 더 발생했다. 여진은 전날 13회를 포함해 총 15회 발생했다. 여진 규모는 1.3~2.8 수준이다.

이와 별개로 15일 오후 10시2분께 경남 거창군 북서쪽 15㎞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규모는 2.3, 지진 발생 깊이는 10㎞다. 기상청은 “지진 발생 인근 지역은 지진동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주 지진은 국내 지진 관측(1978년) 이래 11번째로 큰 지진이다. 제주 인근 해역에서 일어난 지진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원인은 ‘주향이동단층 운동’이다. 주향이동단층은 상반과 하반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단층이다. 수직 이동에 비해 같은 지진 규모라도 피해가 작다. 한반도 주변 남해·서해에서 주로 발생한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규모 4.9 지진이 일어나면 여진이 수개월에서 1년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지진의 구체적인 원인에 대해선 추가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견이 많다. 과거에는 한반도가 지질 구조상 판 경계가 아니라 판 내부에 있어 비교적 지진에 안전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2013년 5월 인천 백령도(규모 4.9), 2016년 9월 경북 경주(규모 5.8), 2017년 11월 경북 포항(규모 5.4) 등 규모 5.0 안팎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면서 한반도에 숨겨진 활성단층(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길성/장강호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