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릉역 배달 오토바이 참사…'트럭에서 보일 거란 생각은' [아차車]
서울 강남구 선릉역 근처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가 트럭에 깔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26일 오전 11시 30분경 선릉역 인근 도로에서 배달 오토바이 운전자 A 씨가 뒤에 있던 23t 화물차에 치여 숨졌다.

화물차 운전자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차선을 변경해 자신의 차 앞에 대기하고 있었는지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맞은편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한 시민은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너무 안타깝고 울컥했다"며 "처음에 지나가던 분이 자기 외투로 (A 씨를) 덮어줬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선릉역 사망사고에서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대형 트럭의 경우 차 바로 앞은 사각지대라 보이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게시자는 "절대 트럭 앞에서 내가 보일 거라 생각하지 마라"라면서 "앞을 걸어 지나갈 때도 마찬가지다. 내 생명 단축하는 행위다"라고 전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더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화물차 사고의 치사율이 3.58%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승용차 사고 발생 때보다 약 2배 이상 높은 치사율이다. 근본적으로 화물차는 크기가 크고 여러 화물을 적재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위험성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위험성을 높이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사각지대’다. 흔히 운전자들은 대형트럭의 운전석이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시야가 더 넓고, 잘 보일 것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형트럭이 일반 승용차보다 더 넓은 사각지대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단순히 사이드미러만 설치되어 있다면, 절대 볼 수 없는 마의 사각지대도 존재해 그 위험성은 더욱 높다.

주행 중 부득이하게 트럭을 추월해야 할 경우엔 적어도 차 2~3대가 들어갈 정도의 여유를 두고 차선을 변경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