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해외유입 많은데
감염경로 추적 더 어려워

밤 10시 이후 술판 벌이기도
이태원서 하루 40~50건 신고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에 대한 방역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외에서 델타 변이가 꾸준히 유입되는 상황인데도 석 달 미만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기본적 방역 수단인 QR코드조차 발급되지 않고 있다.

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외국인 확진자는 20명이다. 지난 1일 18명이던 외국인 확진자는 4일 34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1주일(7월 1~7일)간 외국인 확진자 수는 총 163명으로 전주(6월 24~30일)의 107명 대비 65.6% 늘었다. 인도네시아 등 코로나 확산세가 거센 나라에서 건너온 입국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확진자가 늘면서 델타 변이 확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델타 변이가 주로 해외에서 유입돼 국내 지역사회에 퍼지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의 한 원어민 강사가 촉발한 성남 영어학원 및 서울 홍대주점 관련 확진자는 314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일부는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외국인들이 야외공원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한 채 술판을 벌여 우려를 더하고 있다. 서울 서교동 홍대거리 주변에서 일하는 경비원 모영권 씨(74)는 “날이 더워지니 외국인들이 무리 지어 오후 10시 이후 골목길이나 주차장에 앉아서 술을 마시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파출소 관계자는 “주말에는 외국인 방역과 관련해 하루에 40~50건 신고가 접수된다”며 “공터에서 술을 마신다고 강제로 해산할 법적 근거도 없다”고 했다.

감염 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출입명부 관리도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인등록증 발급이 의무가 아닌 90일 이하 체류 외국인은 QR코드 발급이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외국인이 수기명부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을 사전에 적발하거나 제재할 방안도 없다”는 게 질병관리청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런 이유로 이번 홍대주점·영어학원 관련 확진자를 추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 명동의 식당 직원 A씨는 “외국인들이 명부를 엉터리로 적어도 일일이 여권을 확인하면서 관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토로했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방역 관리는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건강보험 가입이 어려워 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탓에 보건소를 가는 것도 꺼리는 경향을 보인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외국인에 대한 방역을 우선순위에 놔야 한다”고 말했다.

양길성/서형교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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