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경기 포천과 양주 군부대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자의 절반 이상은 증상이 없는 확진자로부터 감염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환자가 증상 발생 하루 전 군 부대에서 미래설계 교육을 했는데 이때 대규모 집단감염이 일어났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경기도 포천, 양주 주둔 군부대 집단발생 사례를 분석했더니 첫 전파자가 증상을 호소하기 하루 전에 집단감염이 일어났다고 11일 발표했다.

경기 포천 군부대 관련 확진자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2명 확인됐다. 군인은 19명, 민간인 3명이다. 이들의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나면서 방역당국은 구체적인 역학조사 내용을 공개했다.

이 군부대에서 코로나19 전파가 시작된 것은 지난달 16일 진행한 미래설계교육 때문인 것으로 방대본은 추정했다. 전역한 외부 강사가 군대에 들어가 교육을 했는데 당시 이 강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였고 강의에 참석한 25명 중 52%에 이르는 1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강사는 교육 다음날인 17일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증상자 1명을 통해 13명이 확진된 셈이다. 아직 이 강사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

이후 부대 내 종교활동을 통해 3명이, 생활관을 통해 1명이 추가 확진판정을 받는 등 부대 안에서 5명에게 추가로 코로나19가 확산됐다. 확진자들의 잠복기는 3~7일로, 평균 6.1일이었다. 1차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뒤 2차 전파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까지의 기간인 세대기는 2~6일, 평균 세대기는 5.1일이었다.

권준욱 중대본 부본부장은 "역학조사 결과 증상발생 이전에 전파가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실내에 장시간 비말전파가 가능한 곳에서는 증상이 없더라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