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수가 보복운전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4일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최연미 판사는 최씨의 특수협박·특수재물손괴·모욕 혐의에 대한 선고기일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피고인은 상대 차량이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고 주장하는데, 증거로 제출된 영상 봤을 때 접촉 사고를 의심할 만한 상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욕에 관해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향해 사용한 경멸적 표현은 피고인의 주장처럼 단순히 당시 분노의 감정을 표출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최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판사는 이어 "피고인의 범죄 사실은 상대 운전자에게 공포심을 야기할 수 있고, 피고인의 운전 행위로 상대 차량이 피하지 못해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이 법정에서 반성하지 않는 등 사정이 있는 반면 사고 내용이나 재물손괴 부분은 경미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보복운전' 최민수, 집행유예 2년 선고 "후회하지 않는다"
최민수는 선고 직후 "(사건 당시)분명히 추돌로 의심됐었고, 차량의 경미한 접촉이기 때문에 법정까지 올 일은 아니었지만 내 사회적 위치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된 게 아닐까(생각한다)"라며 "법이 그렇다면 그렇다고 받아들이되 그것(판결)을 수긍하거나 동의하진 않는다. 나에게 불이익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법정에서 있는 그대로 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 차량 운전자가) '당신'이라며 나에게 반말을 하고 무조건 '경찰서 가자', '가만두지 않겠다' 등 합리적 대화가 되지 않았고 나중엔 '연예인 생활 못 하게 하겠다'는 말을 듣고 나도 손가락으로 욕을 했다"며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거다. 저도 그 사람 용서 못 한다"고 덧붙였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민수는 지난해 9월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차량이 차선을 걸친 채로 주행하며 진로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이 차를 추월한 뒤 급정거해 사고를 유발하고 상대방 차량을 손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차량에는 420만원 상당 수리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운전' 최민수, 집행유예 2년 선고 "후회하지 않는다"
최민수는 "접촉사고가 난 느낌 때문에 차를 세우라고 했는데 A씨가 계속 갔다. 이후 제게 연예계 활동을 못하게 하겠다'며 막말을 해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9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잘못이 맞음에도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이 없다"면서 최민수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최민수는 보복운전에 대해 "난 인정 안 한다"며 "사실 일반인에게 흔할 수 있는 일인데 직업적으로 크게 부각됐다"고 주장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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