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일 코론 대표가 충남 천안 본사에서 측정기로 초정밀 가공기의 베이스 오차를 측정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김진일 코론 대표가 충남 천안 본사에서 측정기로 초정밀 가공기의 베이스 오차를 측정하고 있다. /강태우 기자
충남 천안의 초정밀 가공기 제조기업인 코론(대표 김진일)은 지난해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15년간 제품을 공급하던 독일 협력사가 2017년 거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코론이 2017년 4월 리니어 모터를 장착한 초정밀 고속가공기를 국산화하자 경쟁사로 판단해 내린 조치였다. 매출은 2017년 194억원에서 지난해 76억원으로 60% 이상 곤두박질쳤다.

코론이 개발한 리니어 모터는 가공 소재를 올려놓는 베이스의 핵심 부품이다. 위에서 회전형 모터가 움직여 금속을 가공하지 않고 자기부상 방식의 베이스가 움직이는 신기술이다.

코론은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기술로 만든 ‘리니어 모터 장착 초정밀 고속가공기’의 국내시장 공급을 확대한다고 7일 발표했다. 하반기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공략도 강화한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초정밀 고속가공기를 사용한 기업들로부터 외국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회사는 초정밀 고속가공기 판매 확대를 통해 올해 2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초정밀 고속가공기는 금형 소재를 깎을 때 진동이 없다. 표면 거칠기를 의미하는 표면조도도 우수하다. 표면조도가 기존 회전형은 평균 50nm(나노미터)인 데 반해 이 제품은 평균 8~10nm로 경쟁력을 높였다. 수치가 낮을수록 제품 표면이 매끄럽다. 신현태 부설연구소 전무는 “리니어 모터 회전축의 분당 회전수는 4만2000~6만rpm(알피엠)으로 회전형 모터보다 세 배, 독일 제품보다 1.5배 빠르다”며 “기기의 작업 속도를 의미하는 최대 이송 속도도 분당 100m로 일본과 독일 제품(30~60m)보다 두 배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7년 국내 처음으로 오일 누수 없는 흑연 및 글라스 초정밀 고속가공기를 개발했다. 정밀 금속가공과 흑연을 사용하는 3차원(3D) 글라스 성형 가공이 모두 가능하다. 2014년에는 6억원을 투자해 전기 스파크를 이용, 금형을 제작하는 ‘트윈헤드 초정밀 방전가공기’를 국산화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중국과 베트남 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내년에는 독일에 연구소를 세우는 등 해외 진출을 강화한다”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2공장을 신축하고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초정밀 가공기를 국산화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