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주거 경쟁력은 높아지는데 가볼 만한 곳이 없다… 관광은 '꼴찌'
세종특별자치시는 한국지방브랜드경쟁력지수(KLBCI) 조사 결과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관광환경 경쟁력이 가장 낮은 도시로 나타났다. 사람 살기 좋은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세종시는 주거환경 경쟁력과 투자환경 경쟁력에서도 중위권에 그쳤다. 2012년 출범해 광역자치단체에 가장 늦게 합류한 세종시가 광역도시의 위상을 갖추려면 관광환경 등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제주도는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관광 경쟁력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혔다. 서울시, 부산시, 강원도, 전라북도가 그 뒤를 이었다. 관광 분야는 △문화유산 △음식 △축제·레저시설 △숙박·휴양시설 △특산품 등 5개 분야로 나눠 조사했다.

세종시의 관광환경 점수는 304점으로 유일하게 300점대에 머물렀다. 15위인 울산시(444점), 16위인 충청북도(427점)와도 격차가 컸다. 세종시는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를 한데 어우른 전국 최초 단층제 지방자치단체로, 도시와 농촌이 복합돼 있다. 단층제 지자체는 관할 구역에 시·군·구 등 기초 지자체가 없다. 세종시에서 조치원 중심의 구도심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으로 관광객을 유인하기 어려운 곳이다. 세종시의 신도심은 정부 부처들이 모여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여서 역시 관광자원이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종시를 다녀간 외국인 관광객은 전국 평균의 0.2%에 불과했다.

관광환경 점수가 낮게 나오면서 세종시의 전체 경쟁력 순위는 16위에 그쳤지만 세부 분야에서는 약진했다. 지난 조사 때보다 주거환경은 2단계 오른 8위를, 도시 브랜드 애호도와 로열티는 각각 4단계와 5단계 뛰어오른 10위와 4위를 기록했다. 투자환경은 지난해보다 1단계 떨어진 6위였다.

세종시는 지방 브랜드 평가가 이어질수록 관광환경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세종시의 중앙녹지공간 64만6400㎡에 국립세종수목원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기 때문이다. 이 수목원은 산림청이 1341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으로 조성 중이다.

국내 최장 보행교인 금강보행교(1446m·조감도)도 내년에 착공한다. 세종시 신도심 내 중앙녹지공간과 3생활권을 연결하는 이 다리는 차량 없이 보행만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세종시는 이 다리를 공원으로 조성해 다양한 축제, 이벤트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를 대표할 랜드마크 시설들이 속속 건설되면 관광객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