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 전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가 지방 중소도시에서 주목받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은 브랜드 대단지를 선호하는 게 보통이다.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집값 상승에도 유리하고 주거환경도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브랜드 아파트가 수도권이나 광역시에는 많은 반면,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흔치 않다는 점이다. 대단지가 들어서더라도 지역 건설사거나 1군 건설사가 짓더라도 중소규모인 경우들이 더 많은 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하반기에 지방 중소도시에서 브랜드 아파트들이 공급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R114자료에 따르면 8~12월 지방 중소도시에서 1500가구 이상의 브랜드 아파트(중견사 포함된 컨소 제외) 분양 물량은 3개 단지 576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분양을 앞둔 1500가구 이상의 브랜드 대단지가 총 20개 단지 5만4518가구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에서 지방 중소도시에 공급되는 양은 10.56%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예비 청약자들은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브랜드 대단지는 '집주인'이든 '세입자'든 선호도가 높다. 집주인 입장에서는 집값 상승률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높고 전·월세가 잘구해진다는 게 장점으로 여겨진다. 해당 아파트가 지역 내 랜드마크 역할을 하다보니 가격상승률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높다. 부동산R114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2017년 7월~2022년 6월) 지방 중소도시 단지 규모별 가격 상승률에서 1500가구 이상 대단지의 3.3㎡당 매매가 상승률이 55.40%(805만원→1251만원)로 가장 높았다.

이어 △1000~1499가구 43.26%(749만원→1073만원) △700~999가구 37.50%(680만원→935만원) △500~699가구 27.42%(722만원→920만원) △300~499가구 21.22%(655만원→794만원) △300가구 미만 14.31%(496만원→567만원) 등의 순이었다. 단지 규모가 클수록 가격 상승률이 높았고, 규모에 따라 상승률 차이가 최대 3배 이상 났다.

집주인의 실거주 혹은 세입자들이 찾는 까닭은 정주여건이 좋아서다. 브랜드 대단지는 단지 내 조경이나 커뮤니티 등 부대시설이 풍부한 편이다.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에 공원, 상권, 대중교통 등 주거환경이 대폭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인프라가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지방일수록 입주민 입장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다. 더군다나 세입자 입장에서도 전월세 계약갱신시에 단지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 보증금이나 상황에 맞게 단지 내에서 이동이 가능하다보니,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3040세대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연내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1500가구 이상의 '브랜드 대단지'는 단 3곳이다. GS건설이 충북 음성과 충남 아산에서, 포스코건설이 경북 포항에서다. 브랜드에 걸맞는 시설을 갖추고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에 1505가구의 ‘음성자이 센트럴시티’가 분양될 예정인 충북 음성군 일대. / 자료=한경DB
하반기에 1505가구의 ‘음성자이 센트럴시티’가 분양될 예정인 충북 음성군 일대. / 자료=한경DB
GS건설이 이 음성군 금왕읍 일대에서 공급하는 ‘음성자이 센트럴시티’는 전용면적 59~116㎡의 1505가구에 달한다. 음성군 첫 차이(Xi) 브랜드이자 음성군 최대 규모의 아파트가 될 전망이다. 단독형 테라스하우스,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설계가 적용된다. 스카이라운지, 피트니스, 사우나, 필라테스, 골프연습장, 작은도서관, 카페테리아, 키즈놀이터, 독서실, 멀티룸 등 입주민들의 편의를 높이는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들도 조성된다.

GS건설이 아산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는 지역에서 첫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된다. 아산시 용화체육공원 조성사업을 통해 ‘아산자이 그랜드파크’를 공급하는데, 2개 블록에 거쳐 1588가구가 조성된다. 용화체육공원은 약 16만㎡로 축구장 약 32개 규모에 달하는 대형 공원이다. 실내체육관, 어린이체육놀이터 등의 체육시설은 물론 생태체험장, 숲속건강쉼터 등의 휴식 및 문화공간도 함께 지어진다.

포항에서는 남구 대잠동 일대에서 ‘포항대잠 더샵·힐스테이트(가칭)’ 2667가구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단지는 포항 상생근린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추진된다. 2개 블록에 1668가구가 만들어진다. 포항공대와 포항시청, 포항성모병원 인근 입지로 포항 원도심 생활 인프라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소재 ‘천안시티자이(1646가구)’ 전용 84㎡ 타입이 올해 5월 5억8500만원에 실거래됐다. 3년 전인 2019년 6월 실거래가 3억2300만원 대비 81.11%가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인근 ‘e편한세상 두정 2차(848가구)’ 아파트 전용 84㎡형이 55.82%(2억4900만원→3억8800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포항에서도 ‘포항자이(1567가구)’의 전용 84㎡형이 지난달 5억 5000만원에 매매됐는데, 이는 3년 전인 2019년 7월 매매가 3억2880만원 대비 67.27% 상승한 수준이었다. 반면 이 단지와 맞붙어 있는 ‘포항 상도코아루 센트럴하임(448가구)’ 단지는 같은 기간 46.71%(2억5900만원→3억 8000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대단지는 전통적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며 "지방 중소도시는 규제에서도 자유로운 곳이 많다보니 실수요자는 물론 외지 투자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