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서울 아파트 신규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가격은 오른 반면 전세 가격은 내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짙어지는 가운데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주거비 부담' 더 커져
26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1~5월) 서울 아파트 월세는 평균 6억189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하반기(5억9470만원)에 비해 1.2%(719만원) 높은 금액이다. 반면 전셋값은 같은 기간 6억3930만원에서 6억2512만원으로 2.2%(1418만원) 내렸다.

월세 거래 가운데서도 ‘순수 월세’(보증금이 월세 1년치 이하)와 ‘준월세’(보증금이 월세 1~2년치 수준)를 찾는 세입자가 늘었다. 올해 1~5월 순수 월세 비중은 5.2%로 지난해 하반기(4.4%)에 비해 0.8%포인트 늘었다. 준월세 비중 역시 같은 기간 50.6%에서 55.1%로 4.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준전세’(보증금이 월세 2년치보다 큰 거래)는 45.1%에서 39.7%로 5.4%포인트 내렸다.

올초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자 상환 부담이 확대된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세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고, 전세 거래를 하더라도 보증금을 낮추고 월 임대료를 높인 거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세입자 가구의 주거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되는 세입자들이 신규 임차 수요로 순차적으로 편입됨에 따라 서울 아파트의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