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폭을 키우며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금리 인상 부담과 매물 적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대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오던 용산도 보합으로 돌아섰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전국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냉각되는 모습이다.

용산까지 상승세 멈춰…서울 아파트값 4주 연속 하락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은 전주 -0.02%에서 -0.03%로 하락 폭이 커졌다.

서울 아파트값도 내림 폭(-0.02%→-0.03%)이 확대됐다. 4주 연속 하락세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집값이 오른 곳은 서초구(0.02%)뿐이었다. 12주 연속 아파트값이 상승했던 용산도 보합으로 돌아섰다. 강남과 동작 역시 보합에 그쳤다. 잠실, 삼성, 청담, 대치동 등이 지난 17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면서 강남권도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21개 구는 모두 하락했다. 하락 지역 중엔 서대문구(-0.06%) 노원구(-0.05%) 은평구(-0.05%) 등의 하향 곡선이 가팔랐다. 강북구(-0.05%) 성북구(-0.05%) 도봉구(-0.04%) 등 다른 지역들도 약세를 보였다.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집값 하락 폭도 커지는 추세다. 인천은 0.06% 떨어져 전주(-0.05%)보다 매수세가 더 위축됐다. 연수구(-0.13%)는 송도동 신축 단지의 급매물들이 하락폭을 키웠고 동구(-0.09%)는 송현·만석동 등지의 매수세가 끊겼다. 경기 역시 전주 -0.03%에서 -0.04%로 낙폭이 커졌다. 성남 분당구(0.03%) 고양 일산서구(0.03%) 등 1기 신도시 지역은 여전히 정비사업 기대로 강세를 이어갔지만 시흥(-0.20%) 광명(-0.16%) 의왕(-0.15%) 등에서 매물 적체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도 0.02% 떨어졌다. 대구(-0.18%) 세종(-0.15%) 등이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상 부담과 경제위기 우려 등으로 거래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매수세가 줄면서 매물 누적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은 지난주와 비슷한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2% 떨어져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유지했다. 수도권(-0.03%)과 서울(-0.01%)도 내림 폭이 전주와 동일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