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 등 영향으로 매수세가 잦아들면서 경기 화성시 아파트값이 2019년 10월 후 2년2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반송동 동탄시범단지 아파트 모습. /김영우 기자
대출 조이기 등 영향으로 매수세가 잦아들면서 경기 화성시 아파트값이 2019년 10월 후 2년2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반송동 동탄시범단지 아파트 모습. /김영우 기자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쪼그라들면서 경기 화성(-0.02%), 동두천(-0.03%) 등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에서도 관악구가 보합을 기록하는 등 상승폭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리 인상과 집값 급등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냉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 대세 하락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동탄 아파트 두달새 1.7억 빠져…서울도 강남·마포 실거래가 하락

동두천·화성 10% 하락 단지도 나와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동두천 일대 아파트에선 직전 거래 가격보다 10% 이상 떨어진 거래가 늘고 있다. 동두천 지행동 ‘송내주공1단지’ 전용 75㎡는 지난달 30일 2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일인 10월(3억원)보다 13.33% 낮은 가격이다. 송내동 ‘송내주공4단지’ 전용 59㎡는 9월 3억원에서 지난 8일 2억7000만원으로 10% 하락했다. 생연동 ‘에이스3차아파트’ 전용 84㎡도 2억15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11.63% 떨어진 가격에 손바뀜했다.

화성 동탄신도시에서도 수천만원 떨어진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화성 반송동 ‘동탄시범 다은마을 삼성래미안’ 전용 84㎡는 지난달 8억5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 10월 8억5000만원과 비교해 한 달 만에 4500만원 하락했다. 이 주택형은 지난해 말 7억원 전후에 거래된 물건이다. 오산동 ‘동탄역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8.0’ 전용 86㎡는 지난 8월 14억4700만원에 손바뀜하며 대출 금지선(15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이달 초 13억9000만원으로 1억원이 떨어졌다.

경기에서 상승률이 크게 줄어들거나 보합을 기록하는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하남시는 지난주 0.05% 상승했으나 이번주엔 보합을 기록했다. 광명시도 지난주 0.07%에서 이번주 0.02%로 한 주 만에 상승률이 0.05%포인트 감소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호재로 매수세가 몰려 연초 1%를 넘나드는 주간 상승률을 보인 의왕시는 이번주 0.05%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서울 관악구 보합 등 상승폭 ‘뚝’

서울도 외곽 및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이 임박한 분위기다. 이번주 관악구는 지난해 5월 셋째주 이후 약 1년7개월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다. 강북구는 0.01% 상승했다. 금천·광진·동대문구 등이 0.02%, 도봉·성동구가 0.03% 올라 강북권 아파트의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용산이나 마포구, ‘강남3구’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은 지난주 대비 상승세가 큰 폭으로 꺾였다. 이번주 용산구 아파트값은 0.14% 올라 지난주(0.22%)보다 상승률이 0.08%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마포구(0.12%→0.05%), 송파구(0.14%→0.07%), 서초구(0.19%→0.14%) 등도 상승폭이 감소했다. 지난 10월 서울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구) 공동주택 실거래가지수도 각각 0.03%, 0.50% 하락해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거래가 지수는 실제 신고된 거래 사례만 집계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는 통계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외곽에서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경기도에서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대세 하락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교통 호재나 저평가 이유 등으로 급등한 수도권 외곽지역은 투자 수요 등이 몰리면서 과열된 측면이 있다”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이 찾아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 강남권 등 핵심지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는 변함이 없다”며 “대선 전 양도소득세 완화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