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국에서 이뤄진 아파트 증여 건수가 올해 들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세 부담을 줄이고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매매 대신 증여를 선택한 집주인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유·양도세 줄이자"…5월 아파트 증여 크게 늘어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6547건을 기록했다. 2개월째 증가세를 보이며 올 들어 최다였던 1월(6148건)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1566건으로, 4월(1386건)보다 많았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증여 건수(522건)의 세 배에 달했다.

서울에서도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강남 3구의 증여 건수는 총 516건으로 전월(343건)보다 173건 늘었다. 강남구(260건)와 송파구(82건)는 석 달 연속, 서초구(174건)는 넉 달째 증여가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아파트값이 약세였던 데다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한 기한이 촉박해지자 집주인들이 주택을 싸게 파는 대신 증여하겠다고 돌아선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와 상반기까지 팔아야 적용받는 보유세·양도소득세 절세 매물이 증가하면서 실거래 가격이 하락했다. 집주인이 보유세를 내지 않으려면 지난달 말까지 주택을 팔고 등기 이전을 마쳐야 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기간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이달 말 전에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다주택자의 경우 증여도 양도세 부담이 있어 이달까지 증여를 마쳐야 양도세가 중과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최근 늘어난 증여의 상당수가 대출이나 전세를 낀 부담부증여로 파악하고 있다. 부담부증여 때 대출이나 전세보증금에도 양도소득세가 중과세된다. 하지만 이달 말 중과 적용 유예기한을 활용하면 일반 과세를 적용받는다. 이번 ‘6·17 대책’으로 강남구와 송파구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당분간 부담부증여를 포함한 증여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앞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하지 않으면 허가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증여하는 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