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승률 100%'…상반기 총 6조4000억원 수주
‘서울 장위6구역, 고척4구역, 부산 괴정 3구역.’

대우건설이 올 들어 입찰에 뛰어든 재건축·재개발 사업이다. 이 회사는 이들 사업에서 모두 시공권을 따내며 ‘100% 승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대우건설이 괄목할 만한 수주 실적을 내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6조4000억원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목표인 10조5600억원의 60%를 달성한 것이다. 주요 6대 건설회사 중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만 상반기 수주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우건설은 업계 2위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목표 대비 30% 정도의 실적을 올려 비상등이 켜진 건설사가 많다”며 “현대건설은 그룹 계열사라는 후광 효과를 일부 봤지만 대우건설은 자체 마케팅 활동으로 실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 실적이 늘어나는 건설업 특성을 감안하면 대우건설은 올해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 공급량도 최대 규모다. 상반기 1만1621가구를 공급했고, 하반기에 1만4000여 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부분 단지가 분양에 성공한 것도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알짜 단지 분양이 예정돼 있어 하반기에도 분양 성공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대우건설은 예상했다. 오는 26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경기 ‘과천푸르지오써밋’(과천주공1단지 재건축)과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3개 단지, 서울 동작구 ‘이수푸르지오더프레티움’(사당3구역 재건축) 등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 3월 주택 브랜드 ‘푸르지오’를 리뉴얼하면서 소비자의 선호도와 인지도를 끌어올린 게 사업 수주와 분양 실적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작년 10월 새로운 비전 ‘빌드 투게더(Build Together)’를 선포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톱20’ 진입을 목표로 제시한 김형 사장(사진)의 경영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직접 챙긴 김 사장은 마케팅 역량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수행 역량 고도화 등의 핵심 전략도 강조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대우건설은 5월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서 알포컨테이너터미널 1단계 공사를 수주했다. 이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이뤄질 터미널, 항만 배후단지, 연결철로 사업 등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에는 해외 시장에서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분야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김 사장이 구체적인 핵심 전략을 선정하고 중장기적인 방향을 제시한 게 주효했다”며 “주택, 플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