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의 핫한 이슈를 깊이 있게 탐구해보는 집터뷰! 이번 시간엔 전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법무법인 열린의 대표변호사이자 부동산 전문 변호사, 정충진 변호사 모셨습니다.

▶최진석 기자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을 때 전세로 거주하는 분들도 불안하죠. 의도하지 않은 리스크 때문에 피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요. 요즘에 심심찮게 역전세, 깡통전세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정충진 변호사
역전세란 이런 겁니다. 전세를 계약하면 2년 정도 살지 않습니까. 이 계약 만기가 도래해 퇴거하려고 하는데 전세보증금이 많이 떨어진 거예요. 집주인들의 경우 보증금을 돌려줄 때 기존에 받았던 보증금을 어디 적금에 들어 놨다가 2년 후에 빼서 주진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2년 전보다 전셋값이 떨어지게 되면 새로운 임차인을 들여서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데요. 그 가격에 차이가 생기다 보니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합니다. 이게 역전세죠.
[집코노미TV] "법도 깡통전세 세입자 보호 못 해…예방이 최선"
▶최진석 기자
그럴 때 세입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충진 변호사
일단 자신의 보증금을 돌려 받으려면 보증금반환소송을 진행해 살던 집에 강제경매를 넣는 방법이 있고요, 아니면 소유자의 다른 재산에 경매를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생 동안 소송 한 번 안 해 본 국민들이 태반이죠. 또 소송을 한다면 비용과 시간도 들죠. 스트레스도 받습니다. 제가 변호사이긴 합니다만 소송을 권하고 싶진 않아요.

▶최진석 기자
퇴거하려던 세입자가 다른 곳이 이미 전세나 매매계약을 했다면 중도금도 내고 잔금도 치러야 하는데 말이죠.

▷정충진 변호사
맞습니다. 계약을 파기하게 되면 계약금 같은 경우 몰수당할 수도 있죠.

▶최진석 기자
소송 전에 지급명령제도라는 게 있다고 들었는데요.

▷정충진 변호사
네. 소송이긴 한데 약식입니다. 소송은 보통 6개월 이상 걸리는데 지급명령은 2~3개월 안에 돼요. 약식이라 금방 끝날 것처럼 느껴지겠습니다만 일단 집주인이 돈이 없어 보증금을 못 돌려주는 상황인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집주인 입장에선 시간을 끌어야 되는 상황이죠. 지급명령이라는 게 간단한 절차로 판단을 받을 수 있다 해서 많이들 선호하십니다만 오히려 집주인이 이의신청을 하게 되면 소송으로 다시 돌아가요.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소송을 진행했으면 되는 건데 먼 길을 돌아가는 셈이죠. 이런 제도들을 정확히 알고 활용을 하셔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집코노미TV] "법도 깡통전세 세입자 보호 못 해…예방이 최선"
▶최진석 기자
소송에서 이겨도 집주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잖아요.

▷정충진 변호사
네, 항소할 수 있죠. 그런데 보통은 가집행이라고 해서 1심만 이기면 이를 갖고 경매를 넣을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기 때문에 보통 1심에서 끝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최진석 기자
이미 둑 터지면 뭐합니까. 둑이 안 터지게 해야겠죠.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게 있나요?

▷정충진 변호사
2년 후 재계약을 하거나 옮겨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입주물량이 얼마나 몰리는지 유심히 볼 필요가 있어요. 역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투자자들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임차인들도 부동산 공부를 할 필요가 있죠. 자신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요. 전세가율이 너무 높거나, 아니면 갭 투자자의 투자가 몰린 지역은 웬만하면 안 들어가는 게 바람직할 거예요. 물건은 많으니까요. 전세보증보험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돈을 안 돌려주면 보증보험회사에게 받고, 소송 등은 보증보험사에서 진행하는 거죠.

▶최진석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진행하죠?

▷정충진 변호사
네. 요즘은 서울보증보험(SGI)에서도 진행을 하고요. 과거엔 가입할 때 집주인 동의가 필요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많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최진석 기자
그런데 보증보험도 만기가 한 달 지난 뒤에나 돈을 받을 수 있더라고요.

▷정충진 변호사
맞습니다. 바로 주는 건 아녜요. 일단은 집주인한테 한 달 동안은 계속 문자도 보내고,
계속 닦달을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안 줬을 때 이제 보증보험회사에서 대신 주는 거죠. 그런데 임차인이 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를 이 회사에게 양도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관련 절차를 거치다 보면 2~3주 정도는 훌쩍 지나요. 보증보험에 들면 만기 때 바로 보증금을 찾아서 새 집에 계약할 수 있다, 이렇게 오해하시면 안 된다는 거죠.

▶최진석 기자
서울의 역전세난은 더 심해질까요? 심해진다면 어느 정도 지속될까요?

▷정충진 변호사
한시적으로 금방 해결될 문제일 것 같아요. 구조적으로 보면 이주가 밀렸던 재건축 단지들이 다시 이주를 시작하기 때문이죠. 전세값이 떨어진 시점에서 이주 수요들이 움직이면 역전세가 아니라 오히려 전세난을 걱정해야 될 정도 수준까지 이르고요. 다만 지방, 구조적으로 무너져 있는 김해나 창원, 거제 이런 곳들은 매매가격이 떨어지면서 전세도 같이 무너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공급은 또 늘어나고 있죠.

▶최진석 기자
임차인등기명령 신청이란 것도 있던데요.
[집코노미TV] "법도 깡통전세 세입자 보호 못 해…예방이 최선"
▷정충진 변호사
세입자의 전입신고가 선순위 권리보다 빠르다면 임차인을 보호해줘야 하죠. 경매로 넘어갔을 때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 이걸 대항력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당장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쳐요. 그런데 만약 퇴거하게 되면 존립도 떼야 하고 기존에 갖고 있던 임차인의 권리들이 다 소멸되거든요. 대항력이나 확정일자 이런 것들, 경매에서 배당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들이 말이죠. 다 소멸된다면 기본적으로는 손해죠. 그럼 이주를 할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서 부득이 이사를 가야한다면 해당 주택의 등기부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서 기존의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유지하는 겁니다.

▶최진석 기자
어쩔 수 없이 이사를 가야할 경우 기존에 확보해 놨던 권리들이 유효하도록 해놓는 게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이란 것이군요. 어디다 신청하나요?

▷정충진 변호사
거주하고 있는 집을 관할하는 법원입니다. 신청서를 냈을 때 이유가 있으면 그냥 바로 결정이 나고 등기 후에 임차권이 기재가 됩니다.

▶최진석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전세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핵심 정보였습니다. 역전세난과 전세보증금 반환에 관련해 고려해야 할 부분들, 그리고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서 차근차근 알아봤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책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최진석 기자 촬영 신세원 기자 자막 민경진 기자 편집 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