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이 나홀로 급등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내리 하락하던 전셋값이 재건축·재개발 이주와 여름방학 이사 수요가 겹치며 다시 상승하고 있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주택 전셋값은 전달에 비해 0.2% 올랐다. 새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가 7월 0.06%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헬리오시티 입주 충격 없다"… 송파구 전세가격 강세
서울에선 성동구(-0.15%)와 광진구(-0.03%)를 제외하고 모든 구에서 전셋값이 상승했다. 서울 전셋값 상승은 서초구(1.03%)와 동작구(0.68%)가 이끌었다. 서초구 신반포3차, 반포 경남 등이 지난달 본격적인 이주에 나선 영향이다. 서초구 한신로얄 전용 81㎡ 전셋값은 지난달 초 5억원에서 이달 초 5억5000만원으로 10%가량 올랐다. 잠원동 S공인 관계자는 “경남, 우성 등이 이주하자 주변 구축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며 “이주하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어 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이주는 동작구 전셋값도 들어올렸다. 사당동 D공인 관계자는 “도로 하나만 지나면 되니 많이 찾는다”면서 “중소형 평형은 나오는 족족 거래가 돼 전세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올 11월 1만 가구가량의 헬리오시티 입주를 앞둔 송파구 전셋값도 0.17% 올랐다. 여름방학 이사 수요가 몰리며 상승 전환했다. 잠실 엘스, 리센츠 등 양호한 교통환경과 학군을 갖춘 기존 아파트 임차인들의 전세 재계약률이 높다는 전언이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헬리오시티 입주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며 “좋은 학군을 찾아 이사 오려는 사람들이 많아 전세 매물이 없다”고 설명했다. 송파동 원탑헬리오공인 관계자는 “기존 잠실 임차인들이나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던 강남 3구 전세입자들은 기존의 거주패턴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며 “헬리오시티는 이용률이 높지 않은 지하철 8호선 역세권이고, 3월까지 순차적인 입주가 예정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포구(0.35%)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 위주로 상승폭을 키웠고, 용산구(0.15%)는 매물 부족으로 상승 전환됐다. 노원구(0.11%)와 강남구(0.08%)도 여름방학 이사 수요로 전셋값이 상승 전환했다.

재건축·재개발을 위한 이주는 앞으로도 강남권 전세시장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서초구 반포우성, 방배13구역,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한신4지구, 송파구 미성·크로바, 진주 등이 관리처분인가 후 이주를 앞두고 있다.

윤아영/민경진/양길성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