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은 이래저래 과열 상태다. 고분양가 규제가 적용된 서울, 경기 과천·분당 등 일부 지역은 주변 기존 단지보다 새 단지 분양가가 싼 ‘로또분양’이 이어지며 경쟁률이 치솟고 당첨이 가능한 가점 커트라인도 올라가고 있다. 규제를 비켜간 서울 인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선 풍선효과로 분양가가 크게 뛰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서울과 수도권 일부, 대구 수성구 등을 고분양가 관리 지역으로 지정해 새 단지 분양가를 누르고 있다. 건설회사 등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분양 보증을 거절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요즘 신규 단지 분양가는 인근 기존 단지보다 많게는 수억원 이상 낮게 정해지고 있다. 시세 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치솟은 까닭이다.

지난 6월 분양한 ‘힐스테이트 신촌’은 HUG 기준 3.3㎡(평)당 분양가가 2428만원이었다. 인근 ‘아현역푸르지오’ 시세인 3220만~3500만원보다 낮아 평균 경쟁률 48.02 대 1을 기록했다. 5월 분양한 미사역 파라곤 일부 주택형은 분양가가 인근 전셋값 수준이었다. 이 단지는 809가구 모집에 8만4875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04.91 대 1로 마감됐다.

분양가 규제가 덜한 비규제지역에선 신규 단지가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주 경기 광명에 분양한 ‘철산 센트럴푸르지오’는 3.3㎡당 분양가가 2200만원으로 광명 일대에서 처음으로 2000만원 선을 깼다. 작년 말 분양한 ‘광명 에코자이위브’ 가격(3.3㎡당 1750만원)보다 값이 확 올랐다.

지난달 경기 부천 중동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중동’ 분양가는 3.3㎡당 1820만원대였다. 2016년 공급된 ‘중동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평균 분양가(3.3㎡당 1650만원)보다 170만원가량 올랐다. 전용 84㎡ 아파트 기준 분양가만 약 4000만원 차이가 난다.

새 단지가 지역 최고 분양가 기록을 경신하면서 인근 기존 아파트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2015년 입주한 ‘래미안 부천 중동’은 지난 6개월간 변동 없던 가격(5억5250만원)이 올 6월 들어 약 1000만원 뛰었다. 중동C공인 관계자는 “기존 단지도 새로 공급되는 단지 분양가에 연동해 값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잔여물량 분양 경쟁률이 수천 대 1에 이르는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경기 의왕시에 분양한 ‘의왕 더샵캐슬’은 지난달 잔여물량 1가구 모집에 7000여 명이 몰렸다. 6월 경기 ‘과천 위버필드’ 잔여가구 추첨에선 25가구에 2만4000여 명이 청약했다.

선한결/민경진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