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갑작스레 사망하면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와 캐트린 카츠 한국석좌는 14일(현지시간) 전직 미국 정보 분석가와 학계 인사 등 북한 전문가들과 한 토론을 정리한 '북한 리더십에 대한 해답 없는 질문들' 보고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차 석좌 등은 보고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을 북한 리더십과 관련해 가장 큰 미확인 변수로 꼽았다. 김 위원장의 건강이 그의 죽음이나 무력화로 이어질 수 있고 정치적 통제와 후계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차 석좌 등은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가까운 시일 안에 죽거나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여동생 김여정이 가장 유력한 과도기 지도자가 될 것이라는 데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정에게 권력이 넘어가면 북한 최초의 수평적(같은 세대 간의) 권력 이양 사례이자 첫 여성 지도자가 나오는 것"이라며 "현재 북한 왕조 체제에서 김여정만큼 지도자로서 능력을 갖추고 관심을 보이는 다른 가족 구성원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잦은 대외 행보를 두고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부각해 인간적으로 보이려는 의도 △핵보유국 지위와 김씨 일가의 권력이 굳건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질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신호 등으로 해석했다.

다만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대체로 회의적이었다. 김주애의 나이가 지나치게 어리고 '사랑하는 자제분'과 같은 칭호가 반드시 차기 지도자로 가장 적임자임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김주애가 실제 후계자일 가능성도, 김주애 남자 형제가 숨겨진 진짜 후계자 일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