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친기업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강성 귀족 노조를 혁파하고 불법 파업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혁파 시리즈 1탄’으로 지난 11일 국회를 통과한 노동이사제의 시행을 전면 보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안 후보는 지난 22일 SNS에 “강성 귀족 노조는 불평등 세상을 조장하고 일자리 창출을 막는 해악 세력”이라며 “불법, 떼법, 고용 세습, 채용 장사, 모두 단호히 엄단해 뿌리 뽑을 것”이라고 적었다. 15일 서울 도심에서 벌어진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데 1만5000여 명이 기어코 한곳에 모여서 불법을 저질렀다”며 “‘차별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한·미 연합군사훈련 영구 중단’을 요구했는데 민주도, 노동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민주노총을 “특권 집단이자 무소불위의 권력 집단”이라고 규정하며 “강성 귀족 노조는 기업의 성장과 청년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당선 시 불법 집회를 엄단하고 불법 파업에 대항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민주노총 혁파 시리즈 1탄으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을 전면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생산성이 향상되기보다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으로 철밥통만 더욱 단단해진다”고 지적했다. 노동이사제는 이사회에 근로자 대표를 참여시키는 제도다.

안 후보는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전체가 아니라 기득권 노동계 표만을 노린 이재명, 윤석열 두 대선 후보의 노동 포퓰리즘 공동 작품”이라며 “사회적 공론화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무책임하게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민간기업으로 확산되면 기업은 민주노총에 지배당하며 한국 경제에 치명적 손실을 끼치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후보는 23일 경남 창원에 있는 경상남도의회를 방문해 지역 균형 개발을 위해 부산·울산·경남(PK) 메가시티 정책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균형발전의 핵심은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라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만큼의 법적·재정적 권한을 지방자치단체가 쥐고 있는 것”이라며 “부·울·경이 모범 사례가 되면 대구·경북이라든지 호남, 충청으로도 다 퍼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으로 이동해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통과됐으니 다음 정권에서도 연속성 있게 추진될 것”이라며 지역 공약에 힘을 실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