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미술품 2만3000여점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마련 검토를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미술품 2만3000여점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마련 검토를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사진)이 삼성일가가 기증하기로 한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미술품 2만3000여점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 마련 검토를 지시했다.

29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내부회의에서 "기증한 정신을 잘 살려서 국민들이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하거나 특별관을 설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여사 등 상속인들은 이 회장 소장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증 미술품 전시를 위해 미술관·박물관·수장고 건립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이건희관' 설치가 유력하게 접쳐진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장고도 부족하고, 이번 기증을 계기로 문화재 기증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있다. 미술관과 수장고 건립은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근현대 미술관' 형태로 할지, 기증자 컬렉션으로 할지는 즉답하기 어렵다. 앞으로 검토하고 방향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고인의 훌륭한 뜻이 한국을 찾는 관광객과 많은 사람에게 공감되고 향유되도록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회장의 기증품은 1970년 구입한 첫 수집품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국보·보물만 60점에 달하고, 고미술품부터 김환기와 이중섭, 모네와 피카소 작품 등 전체 감정가 2~3조원, 시가로는 10조원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