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번주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 관련 특별검사 임명과 국회 국정조사 등을 위한 실무 협상에 들어간다. 여당은 특검의 수사 범위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로 할 것을, 야당은 청와대를 수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다.

21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23일부터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법조인 출신 의원 등이 참석하는 ‘3+3 협의체’가 특검과 국정조사, 선출직 공무원 전수조사를 위한 회의를 시작한다. 여야는 지난 19일 특검 도입과 국회 국정조사, 국회의원 등 양당 선출직 공무원 전수조사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체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특검의 경우 민주당은 이번에 논란이 불거진 3기 신도시는 물론 그 외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으로 조사 대상을 넓혀 개발지구 지정 5년 전까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기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이후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부산 엘시티 개발 관련 특검 도입도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를 특검과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검 수사 범위는 전국으로 확대하고 공소시효가 남은 사건은 모두 수사해야 한다는 것도 요구사항이다. 특검 활동 기간은 1년 이상 보장해 충분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조건이 수용될 경우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엘시티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청와대를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별검사 추천 방식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여야 합의 추천’을, 국민의힘은 ‘야당 추천’을 주장하고 있다.

양당이 본격적인 협상 시작 전부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자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가 논의 중인 ‘LH 5법’ 중 이해충돌방지법·부동산거래법 제정안과 2021년도 1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등의 현안이 맞물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는 특검 및 국정조사 대상에 청와대가 포함돼야 한다는 야당의 주장에 대해 “여야가 논의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미 청와대가 조사 대상에 들어가 있고, 적발되면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나 범죄 여부를 가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직원의 LH 투기 가담 정황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직접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현/강영연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