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4·15 총선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뉴스1
4·15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여야 지도부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난 극복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강조했고,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권 실정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임종석·양정철, 서울 돌며 지원 유세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공동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총선 슬로건을 ‘국민을 지킵니다’로 내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를 받는다”며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이 승리하고 비례 선거에선 시민당이 대승해 난국을 이겨 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대규모 세몰이 유세에 나서는 대신 지역구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데 집중했다. 이 대표가 건강 악화로 전국 지원 유세에서 한발 물러선 가운데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둬 온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이 서울 각지를 돌며 유세에 나섰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전날 임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많이 뛰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이날 오전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광진을 고민정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가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할지, 아니면 소모적인 정쟁 속에 빠져들지를 결정하는 선거여서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고 후보는 광진구에 뼈를 묻고 새 정치를 시작해 보겠다고 한 사람”이라며 “고 후보를 선택해 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다른 후보 지원 유세 계획을 묻는 질문에 “기회가 되는 대로 제가 할 수 있는 도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총선 전략을 주도했던 양 원장도 유세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양 원장은 이날 고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데 이어 이수진(서울 동작을), 박성준(서울 중구·성동을) 후보 등과도 공약 이행을 위한 정책 협약식을 했다. 양 원장은 협약식에서 “이번 선거는 ‘싸우는 정당이냐, 일하는 정당이냐’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라며 “국민을 지킬 후보를 선출해 문재인 정권에 압도적 힘을 실어 달라”고 강조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탈환’ 유세 나선 통합당

통합당 ‘투 톱’인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0시 각각 서울 광화문과 동대문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이후 황 대표는 출마지인 종로에서, 김 위원장은 경기 5개 지역구를 돌며 유세를 했다.

황 대표는 오전 6시 종로구 옥인동 마을버스 종점에서 첫차를 타고 승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버스에서 내린 뒤엔 편의점에 들러 마스크를 샀다. 그는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 “안녕하세요” “수고 많으십니다” “파이팅” 등의 인사를 건넸다.

황 대표는 이어 종로구 통인동의 한 골목에서 지지자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유세 연설을 했다. 황 대표는 “잘살던 우리나라, 경제 걱정 없던 우리나라가 지금 얼마나 힘들어졌느냐. 경제와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며 ‘정권 심판’을 외쳤다. 그는 통인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선 “가장 일찍 나와서 장사를 시작하는 상인들의 출발을 격려하고 도와드리고 싶다”며 “잠깐 몇 분 만나 봤지만 정말 힘들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민들을 힘들게 하는 이 정권 실정을 반드시 막아내고, 서민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전 11시 경기 수원 경기도당에서 비례 ‘자매 정당’인 미래한국당과 경기 권역 선대위 회의를 연 뒤 오산, 용인정, 광주갑, 남양주병, 의정부갑 등 경기 일대 후보 캠프를 잇달아 방문했다. 5개 선거구 중 남양주병을 뺀 나머지 네 곳은 현재 민주당 의원 지역구다. 통합당 관계자는 “경기 지역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 크게 밀렸지만, 정권 심판론 바람을 타고 변화가 일고 있는 곳”이라며 “탈환 의지를 다지기 위한 동선”이라고 했다. 유승민 통합당 의원도 서울 강서갑·병, 경기 분당갑 등 수도권 후보들과 합동 유세를 펼쳤다.

민생당은 이날 광주광역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정의당은 이정미 후보가 출마한 인천 연수을과 심상정 대표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서 출정식을 열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틀째 국토 종주를 이어갔다.

하헌형/김소현/성상훈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