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란에 이번주 전세기를 투입해 우리 교민을 철수시킬 계획이라고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9일 밝혔다.

이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란에서 전세기 탑승 희망자 파악과 항공기 수배가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주에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에서 제3국 항공사를 통해 아랍에미리트(UAE)나 카타르 등 주변국으로 이동한 후 국적 항공기로 바꿔 타고 귀국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항로는 밝히지 않았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세기에 타겠다고 밝힌 현지 교민은 약 80명이다. 정부는 이중국적자와 교민의 이란 국적 가족도 함께 올 수 있도록 이란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 교민들은 한국에 도착하면 임시 시설에서 2~3일 머물며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으로 확인되면 자가격리될 예정이다. 외교부 측은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한 결과 이란은 중국 우한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아 시설격리까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빨리 퍼지고 있는 이탈리아도 주시 중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부, 동부지역을 폐쇄했다. 고위당국자는 “해당 지역에 한국인이 22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지역엔 전세기 투입 계획은 없다고 알려졌다. 외교부 측은 아직 항공, 교통편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은 상황으로 현지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전세기 투입을 검토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탈리아와 한국 모두 입국제한 조치는 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이탈리아 북부 3개주(롬바르디아주 베네토주 에밀리아-로마냐주)에 대해서만 2단계 여행경보를 발령했다. 고위당국자는 “이탈리아가 아무래도 급속히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서 (이미 시행 중인) 중국, 일본에 추가해서 특별입국절차 적용이 필요한지 상황을 검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