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경남 양산시청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경남 양산시청에서 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됐다. 국회 부의장인 이주영 의원(5선) 등 부산·울산·경남(PK) 지역 현역 의원 3명도 통합당 후보로 총선에 나설 수 없게 됐다. 부산 중·영도구에 도전장을 낸 이언주 의원(재선)은 부산 남구을에 배치됐고, 이혜훈 의원(3선)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홍준표·김태호 컷오프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5일 PK 지역과 수도권 일부 지역 등 23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홍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혔던 경남 양산을은 나동연 전 양산시장과 박인·이장권 전 경남도의회 의원이 경선에서 붙는 걸로 정리됐다. 당초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의령·함안 출마를 준비한 홍 전 대표는 당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공천을 신청했지만 최종적으로 공천 배제(컷오프)됐다.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이 결정이 총선의 의의에 맞고 미래를 향한 당의 운명과 부합한다”며 “조금 더 나은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공천해 변화의 바람을 넣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차출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뒷문을 열어놓은 결정이 아니다”고 타지역 공천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공천에서 배제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시사해왔다. 탈당 후 양산을 출마를 강행하거나 밀양·창녕·의령·함안 지역구에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를 고수하면서 당 공관위와 갈등을 빚어온 김 전 지사도 이 지역에서는 통합당 후보 출마가 불발됐다. 당초 공관위는 김 전 지사에게 경남 창원·성산 전략공천을 제안했지만 김 전 지사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가 거창·함양·산청·합천을 경선 지역으로 선정하면서 강석진 의원과 신성범 전 새누리당 의원이 붙게 됐다.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모두 컷오프되면서 대권주자급 유력 인사들의 PK 지역 ‘버티기’는 실패로 돌아갔다. 김 전 지사 역시 홍 전 대표와 함께 PK 지역에서 ‘무소속 벨트’를 형성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가 지역구인 이주영 의원과 경남 진주을의 김재경 의원(4선), 경남 거제의 김한표 의원(재선) 역시 컷오프 명단에 올랐다.

이언주는 남구을 배치

이언주 의원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언급되며 관심을 받았던 부산 중·영도구는 강성운 전 김무성 의원 정책특보와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위원장의 경선 지역으로 결정됐다. 해당 지역 현역인 김무성 의원이 이 의원의 전략공천을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이 지역 예비후보인 곽규택 전 당협위원장이 ‘삭발 항의’를 하는 등 논란이 커지면서 이 의원의 배치가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 단수추천됐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더 강력하게 붙을 수 있는 곳에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부산 중·영도구에서 경선을 치르게 된 황보 전 위원장은 김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돼 이날 공천 여부에 관심을 받았던 인물이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김형오계’ 인물들이 줄줄이 공천을 받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공천 작업이 끝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갈 사람”이라며 “계보를 만들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PK 지역 현역 중 조경태(부산 사하을), 장제원(부산 사상구), 박완수(경남 창원시 의창구),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은 공천이 확정됐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부산 진구갑에 전략공천됐다. 통합당 사무총장을 지낸 박맹우 의원(울산 남구을)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과,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 마산회원구)은 안홍준 전 외교통일위원장, 조청래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경선을 치르게 됐다. 새로운보수당 출신인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 조전혁 전 의원과 경선에서 맞붙는다.

서울 서초갑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이혜훈 의원은 서울 동대문을에서 민영삼 정치평론가, 강명구 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와 경선하게 됐다. 서울 강남갑에서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이종구 의원은 경기 광주을에 단수공천됐다. 새보수당 책임대표 출신인 유의동 의원은 경기 평택시을에 단독으로 나서게 됐다. 이 밖에 서울 관악갑에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경기 평택갑에 공재광 전 평택시장, 경기 고양병에 김영환 현 통합당 최고위원,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조해진 전 의원, 부산 해운대을에 김미애 변호사 등이 단수로 공천을 받았다.
홍준표·김태호 '컷오프'…이언주는 전략공천
고은이/성상훈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