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인에게 입양 보낸 고양이를 바꿔치기 당했다고 주장하며 글쓴이가 올린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연예인에게 입양 보낸 고양이를 바꿔치기 당했다고 주장하며 글쓴이가 올린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 유기묘 보호자가 연예인에게 입양 보낸 고양이가 바뀌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예인에게 입양 보낸 고양이를 바꿔치기당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2015년부터 도움이 절실한 길고양이들을 상대로 치료를 하고 입양을 보내는 일을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에도 임신한 고양이를 구조해 한 달 뒤 직접 출산까지 시켰다. 아기 고양이들에게 이유식을 직접 먹이며 2개월간 돌봤고, 12월 경 연예인 A 씨에게 아기 고양이 2마리를 입양 보냈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A 씨에게 입양을 보내면서 이름, 사는 곳, 반려동물 경험 여부 등 간이 입양 확인서를 문자로 받아뒀다. 정신이 없어 당시엔 입양 계약서를 쓰진 못했다"고 했다.

A 씨는 입양 당일일 12월 4일, 그리고 10일 입양 보낸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내며 "아이들 소식이 궁금하면 또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글쓴이는 연예인인 A 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입양 사실을 밝혔기에 그곳에서 소식을 확인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 뒤 아기 고양이들의 사진이 A 씨의 SNS 상에서 사라졌다고 글쓴이는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A 씨가 공개 입양했던 강아지가 어디 갔는지 묻는 댓글이 달리더니 아이들(고양이) 사진이 싹 내려갔다. 입양 신청서에서 반려동물을 기른 경험을 묻는 질문에 강아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상황은 모르지만 불안하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이 아픈 것인지,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으나 일반인이 아니시고 공식 SNS도 있어 일단은 지켜봤다. 그리고 4개월을 기다려 중성화 수술을 받아야 할 올 3~4월에 연락을 한번 드렸다"고 밝혔다.

관련 메시지를 보냈을 때 A 씨는 확인을 하고도 답을 보내지 않았다고 글쓴이는 주장했다. 그는 "프로필 사진이 다른 품종묘 사진으로 교체된 것을 보았기에 이때부터 아이들에게 혹시 안 좋은 일이 생긴 건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음을 졸이던 글쓴이는 두 달 후 인스타그램으로 다이렉트 메시지(DM)을 보냈고, A 씨는 "소속사 방침으로 인해 더는 아이들의 사진과 소식을 줄 수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아이들이 잘못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돌려달라고 빌어도 봤다가 입양 철회까지 요구해봤지만 끝까지 방침 상 사진을 절대 줄 수 없고 아이들은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말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입양 재검토를 하겠다고 말하자 A 씨는 돌연 사과와 함께 집에 초대해 아이들을 보여주거나 소속사에 허락을 받을 테니 기다려 달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9개월 만에 A 씨는 "소속사를 나오게 되어 사진을 보낼 수 있다"며 성장한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내왔다.

글쓴이는 "사진 속의 아이들은 같은 월령의 아이들보다 체구가 작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분께 입양 간 남매 고양이들의 사진과 비교했을 때 이상할 정도로 작았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A 씨에게 입양 당시 작성하지 못했던 입양 계획서를 쓸 것을 요청했고, 회신을 받았다. A 씨는 계약서 항목 중 하나였던 중성화 수술, 백신 접종의 진료확인서도 보냈다.
글쓴이는 입양 보낸 전후 고양이의 발 색깔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입양 보낸 전후 고양이의 발 색깔이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살펴보니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아이들의 생년월일, 체중과 접종시기가 모두 맞지 않았다. 중성화 수술도 3월에 했어야 맞는데, 발정기가 왔을 때인 6월 29일에 진행됐다. 또 입양 9개월 차에 1차 접종만 한 상태였다"고 했다.

의심이 든 글쓴이는 다시 고양이 한 마리의 사진을 유심히 보았다. 그는 "사진 및 영상 속 회색 고양이는 제가 입양을 보낸 아이가 아니었다. 다리의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동물 병원과 주변 베테랑 집사들에게 물어도 이렇게 완전히 달라지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A 씨에게 연락해 "엄마 고양이가 우리 집에서 살고 있으니 병원에서 확인을 해보자"며 연락을 했다.

이에 A 씨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워왔으나 (글쓴이가) 요구하는 조건을 계속해도, 자격이 없는 입양자인 것 같다. 이런 상황이 끝도 없이 계속될 것만 같아 슬프다. 원하시는 것이 입양 철회인 것 같아 그렇게 해드리겠다. 제가 포기하겠다"고 했다. 단, 아이들과 정이 들어 2~3개월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A 씨의 답변에 글쓴이는 재차 확인이 필요하니 동물병원에서 만나자고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입양받아온 대로 그대로 집에서 키우고 있는데 걱정되던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가 어떤 답변을 드려도 만족스럽지 않은 것 같다. 입양 철회를 취소하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상황이 너무 괴롭다.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은 이행하겠다. 그 외 추가적인 요구, 개인적인 연락 답변은 응하지 않겠다"며 연락을 끊었다.

이후 글쓴이가 수차례 카톡 메시지를 보냈으나 A 씨는 이를 읽지 않았다.

글쓴이는 "사진 속 아이들이 제가 입양 보낸 아이들이 맞다면 DNA 검사만 하면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지 저를 차단하고 공식 SNS 댓글 기능까지 모두 제한했다. 전 소속사에 연락해 보아도 '더 이상 이 소속사가 아니라 연락이 어려울 수 있다'고 하더라. 새 소속사가 어디인지는 포털사이트에도 나오지 않는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글쓴이가 공개한 사진에서 입양 전 회색 고양이의 앞발은 흰 털로 뒤덮혀 있었지만 A 씨가 전달한 사진에는 까만색이었다. 입양 전후의 코 색깔도 달라져 있었다. 그는 "아이들 얼굴은 자라며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코드 패턴은 성묘가 된다고 해도 바뀌기 쉽지 않다는 게 저와 주변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했다.

글쓴이의 주장에 네티즌들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은 "코 색은 바뀔 수 있지만 글쓴이 말처럼 발 쪽의 하얀 털은 바뀌기 어렵다. 처음에 사진 몇 장 보냈으면 끝날 일인데 A 씨가 일을 키운 것 같다", "사진을 몇 개월째 안 보내다가 털 색이 다른 고양이 사진을 보내면 수상할 듯"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글쓴이의 잦은 연락에 입양자인 A 씨가 압박을 느껴 연락을 끊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네티즌들은 "글쓴이가 좀 예민한 것 같다. 고양이를 바꿔치기해서 그 사람이 얻을 이득이 뭔가", "저렇게 시도 때도 없이 집요하게 연락하면 입양자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사진들, 그냥 고양이가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