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딸이 함께 쇼핑'…젊어진 백화점 로열층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 여성 클래식관에는 중·장년층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함께 들어서 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여성복 매장은 층별로 연령대에 맞는 브랜드를 달리 유치한다. 이곳도 처음엔 그랬다.

언젠가부터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가장 좋은 층에 배치된 중년여성 브랜드를 ‘할머니 옷’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2012년부터 5층 여성복 매장 매출은 매년 3~10%가량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상품기획담당자는 “브랜드 타깃인 40~60대 소비자들이 나이들어 보이는게 싫어 5층에서 쇼핑하길 꺼린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엄마와 딸이 함께 쇼핑하는 공간’을 콘셉트로 내걸고 매장을 개편했다.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제품으로 매장을 채웠다. 이상봉·부르다문 등 중년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뿐 아니라 타임·구호 등 비교적 타깃 연령대가 낮은 여성복 브랜드들도 들어섰다. 신진디자이너 브랜드 공간도 마련했다.

매장 중앙에는 해외 시장에서 쇼핑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낸 ‘핍스 마켓’(사진)을 조성했다. 인테리어를 바꿨더니 소비자들이 매장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여성 클래식관은 지난달 11일 새롭게 문을 연 뒤 1주일 만에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52% 뛰었다. 이달 27일까지 매출은 작년보다 124.5% 급증했다.

손문국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과거 여성매장이 ‘여성 의류’만 취급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여성의 취향’을 다루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며 “방문객 연령층이 젊어지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